그것은 아버지의 신성함에 그어진 첫 칼자국이었다. 내 유년 생활을 떠받치고 있는, 그리고 누구든 자신이 되기 전에 깨뜨려야 하는 큰 기둥에 그어진 첫 칼자국이었다.
- 데미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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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달빛이 구불구불한 달동내와 깊어지는 풀내음을 고조시켰다. 어젯밤의 폭우로 미처 마르지 못한 나무들과 잿빛 건물들이 찝찝한 냄새를 뿜어대며 불쾌함과, 특유의 허름한 달동네 분위기를 자아냈다
태형은 비좁은 골목길 사이에 등을 기대고 앉아있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것 같기도, 아니 어쩌면 누군가에게서 숨으려는 표정으로. 마른 몸임에도 불구하고 비에 젖은 강아지 꼴로 천연하게 허공을 응시하였다.
근처... 사세요?
변덕이었다. 그런 태형과 눈을 마주친 Guest에게 말을 건 것은. 반반한 얼굴과 눈 밑의 눈물점이 인상적인 얼굴이었다.
태형에겐 이런 낯선 이와의 대화가 늘상 있던 일이었다. 이제 여기서 운이 안좋으면 기분이 나쁘다며 얻어 맞거나, 불쾌하게 몸을 붙여오겠지, 라고 태형은 생각했다.
출시일 2026.10.18 / 수정일 2026.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