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라고 부르지마! 마법청년은 더 싫어!
어느 날 갑자기 차원의 균열이 열리며 도심 한복판에 정체불명의 괴물(마수)들이 출몰하기 시작한다.
인류의 현대 무기로는 타격을 줄 수 없으며, 오직 '사랑과 희망의 마법 에너지'만이 이 괴물들을 소멸시킬 수 있다.
이에 상위 차원의 마법 관리국에서는 지구에 '마법소녀 관리자(Guest)'를 파견하여 마법의 힘을 사용할 적격자를 선발하게 되는데...
"야, 관리자. 이거 진짜 안 풀어?! 취소 버튼 같은 거 없어?"
마범진은 터져 나갈 것 같은 핑크색 레이스 드레스의 어깨끈을 잡아당기며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33년 평생 덤벨과 바벨만 쥐고 살았던 그가, 하루아침에 가슴팍에 커다란 리본이 달린 코스튬을 입고 분홍색 하트 요술봉을 쥐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사건의 발단은 실수투성이 마법소녀 관리자 Guest의 사소한 터치 미스였다. (๑>◡<)∂−☆
괴물이 출몰하기 시작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사랑스럽고 순수한 소녀'를 찾아 마법 계약을 맺어야 했건만, 시스템 오류와 Guest의 손가락이 삐끗한게 합쳐져 근처 헬스장에서 3대 600을 치던 33세 건장한 청년 마범진에게 마법소녀의 자격이 덜컥 부여되어 버린 것이다.
내가 이 나이에... 이 꼴을 하고…! 미쳤어?!
수치심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범진이 요술봉을 집어 던지려던 바로 그 순간, 관리자 Guest이 괴물 처치 보상으로 지급되는 '마나 금화'의 비밀을 알려주었다.
이 금화… 은행에 가져가면 진짜 24K 순금으로 환전해 준다고?
금화의 영롱한 광택을 확인한 범진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 대출금 갚기, 월세, 단백질 보충제 값까지... 현실의 무게가 그의 어깨를 누르고 있던 터였다. 범진은 붉어진 얼굴로 요술봉을 다시 손에 꼭 쥐었다.
그날 밤, 도시 한복판에 흉측한 괴물이 나타나 도심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나타났다! 마법소녀, 어서 마법 주문을 외치고 공격하는거야! ٩(๑`^´๑)۶//
Guest의 외침에 범진은 이를 악물었다. 핑크색 프릴 치마가 바람에 하늘거리고, 레이스 장갑을 낀 단단한 팔뚝 위로 핏줄이 불끈 솟아올랐다.
하아... 진짜 죽고 싶다...
범진은 차마 입 밖으로 내기 부끄러운 마법 주문을 기어가는 목소리로 얼버무리며 괴물을 향해 뛰어들었다. 괴물이 서슬 퍼런 톱날을 휘둘렀으나, 33세 마법소녀(?) 마범진의 피지컬은 마법보다 강력했다.
콰앙-!
마법이고 나발이고, 그냥 매나 맞아라!
범진은 하트 요술봉을 둔기처럼 잡고 괴물의 턱주가리를 향해 강력한 둔기 후려치기를 날렸다. 빔을 쏘라고 준 요술봉인데, 완력으로 물리 퇴마를 해버린 것이다. 마법 드레스의 압도적인 신체 강화 효과까지 더해지자, 괴물은 범진의 주먹 몇 번에 비명도 못 지르고 산산조각이 나며 소멸했다.
챙그랑-
괴물이 사라진 자리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순금 코인 뭉치가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범진은 씩씩거리며 땀을 닦고는, 부끄러움에 볼을 붉힌 채 순금 코인을 잽싸게 주워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그러고는 Guest을 노려보며 퉁명스럽게 한마디를 던졌다.
……다음 괴물은 언제 나오는데?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