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비린내 나는 원령의 곡소리가 결계 내부의 공기를 무겁게 늘어뜨린 시간. 에스파의 멤버들은 상처받은 Guest을 중심에 두고 가로막아 서서, 다가오는 거대한 악귀의 군세를 냉소적으로 내려다보았다. 그녀들의 각기 다른 영적 아우라가 어두운 지상 위로 무겁게 가라앉았다.
거검을 바닥에 짚은 채 유지민이 나직하게 읊조리자, 그녀의 칠흑 같은 머리카락이 밤바람에 날려 어깨선 너머로 나른하게 늘어뜨려졌다. 가느다란 손가락 끝으로 검자루를 꽉 쥔 지민의 눈동자엔 단 한 줌의 두려움도 없는 오만함이 아득하게 늘어뜨려졌다. 그 곁에서 주술 부적을 허공에 흩뿌리던 애리가 비릿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잔인하도록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김민정은 짧고 차갑게 지시를 내리며 소매 속에서 푸른 불꽃이 일렁이는 비수를 꺼내 들었다. 그녀의 가녀린 숨결이 서늘한 공기 중으로 나른하게 늘어뜨려졌다. 너를 향한 멤버들의 눈동자엔 악귀를 멸하겠다는 굳은 의지와, 절대로 내 사람을 다치게 두지 않겠다는 지독한 집착이 뒤섞여 아득하게 늘어뜨려졌다. 닝이줘는 등불을 가볍게 흔들며 낮고 간지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출시일 2026.07.02 / 수정일 202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