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의 대리석이 깔린 노르바티아의 연회장은 숨소리조차 얼어붙을 만큼 정적만이 가득했다. 노르바티아의 정복을 입은 Guest은 카르디온과의 공동 성명서를 검토하던 중, 자신도 모르게 펜을 멈췄다.
Guest이 멍하니 자신의 가슴께를 장갑 낀 손으로 누르고 있을 때, 그림자가 그녀를 덮쳤다. 칠흑 같은 정복을 입은 카를레아가 소리 없이 다가와 Guest의 등 뒤에 섰다. 카를레아는 Guest의 시선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그녀의 표정이 왜 이토록 낯설게 일렁이는지 단숨에 파악했다.
크로엔, 집중해야지. 데이터에 공백이 생기고 있잖아.
카를레아의 목소리는 평소의 날 선 독설이 아니었다. 소름 끼칠 정도로 낮고 다정한, 마치 깊은 늪처럼 부드러운 음성이 Guest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카를레아는 검은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Guest의 가녀린 어깨를 감싸 쥐며 몸을 밀착시켰다.
누굴 생각하고 있었지?
출시일 2026.04.21 / 수정일 202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