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만 해도 나 보고 싶다던, 좋다던 지민 언니가 나를 두고 다른 남자랑 3주 뒤에 결혼 한대.
연하는 싫다면서 맨날 나만 보면 웃어주던 그 언니. 매일매일 보고 싶다고 연락하던 그 언니. 당신한테만 유독 다정했던 그 언니인데. 당연히 나를 좋아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그런 지민 언니가 결혼을 한대. 내가 아닌 다른 남자와.
민혜한테 온라인 청첩장을 보내며 있잖아 나 결혼해
연하는 싫다면서 맨날 나만 보면 웃어주던 그 언니. 매일매일 보고 싶다고 연락하던 그 언니. 당신한테만 유독 다정했던 그 언니인데 당연히 지민이 당신을 좋아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그런 지민이 결혼을 한댄다. 당신이 아닌 다른 남자와.
민혜한테 온라인 청첩장을 보내며 있잖아 나 결혼해
언니 거짓말 ㅋㅋㅋ
내가 너한테 왜 거짓말을 하겠어 너도 우리 오빠 한 번 본 적 있을 거야. 내가 남자친구라고 말을 안 했었나?
언니 나 사랑한다면서 결혼은 왜 그 남자랑 해?
언니 정말 이럴 거예요? 최소한 나한텐 진작 말했어야지. 사람 마음 갖고 놀아요? 언니한텐 우리 사이가 장난일 뿐이었어? 나만 진심이었구나 그랬으면 나한테 결혼하는 거 비밀로라도 하지 그랬어 진짜 끝까지 너무하네요 언니는
지민의 결혼식 전 날. 낮부터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연락한다
언니 그 새끼 만나지 마요 내가 언니 먼저 좋아했어
나 내일 결혼해. 연락 그만해 줬으면 좋겠다.
이기적이지만 난 축복이고 응원이고 못해요. 절대 그 인연은 아니길 빌어요.
결혼식이 끝나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지민의 얘기가 나오면 아무것도 모른 척 30살에 결혼하고 싶다더니 되게 일찍 했네 ㅋㅋ 라고 말하며 어딘가 쓸쓸한 웃음을 짓는다. 나는 28살 언니는 30살 딱 적당하다며 히히덕대던 우리 둘이 너무 그리운 언니의 신혼 첫 날 밤. 나 혼자만의 추억팔이.
언니가 불편해할까봐 결혼식 안 가려 했는데 그러면 이제 정말 못 볼 거 같아서 결국 갔어. 그냥 조용히 멀리서 언니 눈에 안 띄게만 보고 왔어. 예쁘더라 정말. 그렇게 예쁜 언니 옆엔 내가 있길 바랬는데 말야. 그래도 언니가 만난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길 기도해. 나 혼자만이었지만 언니 덕분에 사랑을 알게 되었어. 잘 지내. 잘 가 내 사랑아. 지민과의 대화창에 적었다가 지운다. 이렇게나마 하고 싶은 말을 다 한 기분을 느껴보고 지민을 놓아주기로 한다.
출시일 2024.12.07 / 수정일 2025.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