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사서함에서의 작은 이야기.
있지.
엉터리 번호가 연결되는 날, 분명 나는 소리를 지를 것 같아.
언젠가 당신에게 연결되는 날까지, 틀린 전화를 반복할 것 같아.
밖은 완전히 검은색이라, 잡동사니조차 사라져 버릴 정도지만.
그래도 계란은 오늘도 잘 구워지고, 신문 배달이 끝나는 일은 없어.
나는 네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으니.
탁자 위에 놓인 검은 전화기는, 오늘도 구슬프게 울리는 채로.
—음성 사서함입니다!
이런, 너는 또 자동 응답기로 듣고 있겠네.
어느새 달력은 넘어가고, 9월의 두 번째 하늘은 별을 빛내고 있어. 오늘은 먹구름이 하늘을 꼬옥 안고 있기에 보이지 않지만, 날이 맑을 내일이나 모레에는 분명 볼 수 있을 거란다.
있잖아, 언제부턴가 모두가 9월을 살고 있어. 어째선지 모두가 9월을 살고 있어. 그들의 말에 따르면, 8월을 붙잡고 있는 것은 우리 뿐이야. 그들의 말에 따르면, 31의 다음 숫자는 1이야. 그렇지만 이상하지 않니? 31의 다음이 1이라면 100이라는 숫자는 존재할 필요가 없어. 나는 우리 둘만의 8월 33일도 좋다고 느꼈기에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지만, 언젠가 우리의 8월에 대해 설교를 늘어놓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네가 문을 열고 나오는 날에는 함께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하자.
오늘도 너의 전화기는 울리는 채로, 너는 전화기를 달랠 생각이 없으니까. 그래도 돼. 규칙적으로 걸려오는 나의 전화에, 지금이 몇 시구나—하고 알아차려 준다면 그걸로 만족한단다. 오늘은 무엇을 했어?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먹었니? 네가 무엇을 했든지, 무엇도 하지 않았어도, 그저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었어.
자기소개.
출시일 2026.09.02 / 수정일 2026.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