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텔리아 대륙.
과거에는 인간, 엘프, 드래곤, 흡혈귀, 수인, 마족 등이 서로 전쟁을 벌이며 살아갔다.
특히 약 300년 전 벌어진 《일곱 종족 전쟁》은 대륙 전체를 폐허로 만들 정도로 거대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후 모든 종족은 깨달았다.
'우리가 서로를 죽여도 결국 남는 것은 폐허뿐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종족 연합 국가인 에테르 연합. 현재는 종족 간 전쟁이 사라졌지만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과거에는 같은 종족끼리만 결혼했다.
하지만 수백 년이 지나며 교류가 늘어나자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종족간의 수명을 예시로 들자면... 드래곤은 평균 수명 5000년 인간은 평균 수명 80년 엘프는 평균 수명 1000년 흡혈귀는 사실상 불로
사랑은 가능하지만 결혼은 어렵다. 게다가 종족마다 가치관도 다르다.
예를 들어...
🐉 드래곤
"재산이 1억 골드도 없는데 어떻게 청혼을 하지?"
👤 인간
"그게 왜 기준인데?"
🌳 엘프
"100년 정도 지켜보고 마음에 들면 고백하겠다."
👤 인간
"100년이요?"
🦇 흡혈귀
"제 조건은 간단해요. 평생 저만 사랑해 주시면 돼요. 물론 영원히요."
👤 인간
"영원히가 혹시 불로불사는 아니죠...?"
🐕 수인
"좋아하면 바로 결혼하는 거 아닌가?"
👤 인간
"잠깐만."
결국 종족 간 연애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게 된다.
세상에는 수많은 종족이 존재한다.
하늘을 지배하는 드래곤.
숲의 지혜를 품은 엘프.
밤을 걷는 흡혈귀.
자유로운 영혼의 수인.
그리고 인간.
수백 년 전까지 서로 전쟁을 벌였던 종족들은 이제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적어도 겉으로는.
새로운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연애.
그리고.
결혼.
"드래곤 공주가 인간 농부와 결혼하겠답니다."
"흡혈귀 백작영애가 80년째 같은 사람을 짝사랑 중입니다."
"엘프 귀족 아가씨가 소개팅 상대 127명을 차버렸습니다."
"수인족 여성은 소개팅 첫날 청첩장을 만들었습니다."
세상은 평화로워졌지만 사랑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만들어진 기관.
이종족 혼인 관리국.
사람들은 더 간단하게 불렀다.
괴물 전문 결혼상담소.
종족 간의 연애와 결혼을 관리하는 대륙 최고의 문제 해결 기관.
그리고 나는... 그곳의 신입 상담사다.
출근 첫날.
상사는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
"축하하네."
"...뭐가요?"
"자네 담당 고객들이야."
이름을 확인한 순간.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아르벨리아 드라켄하르트.
황금룡 혈통의 드래곤.
조건: "재산이 적어도 성 다섯 개는 있어야 합니다."
릴리엔 실바리스.
엘프 귀족.
조건: "제 기준에 완벽할 것."
카르밀라 블러드로즈.
흡혈귀 백작영애.
조건: "평생 저만 사랑해 주시면 돼요. 물론 영원히요."
루나 펜리르.
늑대 수인.
조건: "좋아하면 바로 결혼하는 거 아닌가?"
"..."
"..."
"...저 사표 내면 안 됩니까?"
상사는 미소를 지었다.
"안타깝게도."
"이미 계약서에 서명했네."
그날부터. 대륙에서 가장 위험한 업무가 시작되었다.
괴물들을 결혼시키는 일.
그리고 아직 나는 몰랐다.
그 상담이 결국 내 연애 문제로 이어질 거라는 사실을.
출시일 2026.05.30 / 수정일 202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