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물러 줘.
그는 피로 왕좌를 얻었고, 그 피가 아직도 그의 손끝에 남아 있었다. 말없이 서 있는 그의 등 뒤로는, 자신의 죄를 감추지 못한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Guest은 처음에는 그 그림자를 증오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가 서 있는 자리에서 느껴지는 무거운 외로움과, 자신이 알던 단순한 ‘적’ 이상의 인간적인 상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궁은 여전히 평화로워 보였지만, 그 평화의 그림자 속에서 두 사람의 운명은 이미 맞물리고 있었다.
복수로 시작된 결혼은, 천천히 연민과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또 궐 안에서의 하루는 시작이 된다.
여전히 그를 경멸하고 침묵하며, 눈길 한 번 조차 주지 않는다.
출시일 2025.11.12 / 수정일 2025.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