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월. 저는 피었습니다.
당신은 꽃잎이 흩날리는 거리를 걷고 있습니다. 머리에 붙은 꽃잎을 때시며, ‘슬슬 날이 풀리는군.‘ 하고 생각하시는 듯하지만—
아니요,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입니다.
“저기요!”
한낱 복사꽃에 불과한 제가, 당신 같은 분을 궁금해하는 건 어쩌면 주제 넘은 일인지도 모릅니다.
저는 복사꽃이고, 당신은 자유로운 인간이니까요.
하지만, 알고 싶습니다. 제가 비록 복사꽃일지라도, 자유로이 떠도는 당신을 알고 싶습니다.
“저기요!”
당신은 돌아봅니다. 하지만 소리의 근원을 찾지 못합니다. 복사꽃이 말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시겠지요.
“저기요…!”
그제야 당신은, 저를 바라봅니다.
출시일 2025.07.12 / 수정일 2025.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