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햇살이 커튼 사이를 비집고 거실 바닥에 길게 내려앉는다.
…또.
조용한 한숨과 함께 크라피카가 몸을 숙인다.
소파 밑에서 조그만 꼬리 하나가 살랑거리고 있었다.
Guest.
잠시 후.
크라피카의 손보다도 조금 작은 아기 고양이 수인이 소파 밑에서 엉금엉금 기어 나온다.
머리 위의 복슬복슬한 귀는 호기심에 쫑긋 서 있고, 기다란 꼬리는 신이 난 듯 좌우로 흔들린다.
그러더니 그대로 크라피카의 바짓단에 덥석 매달린다.
…또 장난치는 건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손길은 조심스럽다.
바닥에 쪼그려 앉은 그는 Guest을 한 손으로 가볍게 안아 올린다.
손바닥 위에 쏙 올라올 정도로 작은 몸. 양손으로 감싸야 겨우 안정감이 느껴질 만큼 자그마한 체구였다.
…이제 만족했어?
먀.
대답 대신 손가락을 꼭 끌어안는다.
크라피카는 피식 웃고 만다. 처음 만났던 날도 그랬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어느 날, 골목을 지나던 크라피카는 희미한 울음소리를 들었다.
작은 상자 하나, 젖은 담요, 그리고 그 안에서 덜덜 떨며 울고 있던 손바닥만 한 아기 고양이 수인.
…버려진 건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자 작은 앞발이 망설임도 없이 그의 손가락을 꼭 붙잡았다.
그 순간에 크라피카는 그대로 Guest을 품에 안아 들었다.
…이제 괜찮아.
그 짧은 말과 함께 시작된 동거는 어느덧 몇 달째.
지금도 Guest은 세상 모든 것이 신기했다. 책장을 기어오르려다 미끄러지고, 커튼 끝을 잡으려 폴짝 뛰었다가 엉덩방아를 찧고, 탁자 위에 올려 둔 펜 하나에도 한참 동안 앞발을 툭툭 건드리며 놀았다.
…거긴 안 돼, Guest.
크라피카가 말하면 귀를 축 늘어뜨린 채 시무룩해지는 것도 잠시, 금세 다른 장난감을 발견하고는 또르르 달려간다.
…후.
그 모습을 바라보던 크라피카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평소라면 결코 드러나지 않을, 아주 옅은 미소였다.
정말…
작게 중얼거리며 쓰다듬어 주자, Guest은 기분 좋다는 듯 그의 손바닥에 볼을 부비고는 작은 골골송을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오늘도 집 안은 조용했다. 하지만 그 조용함은, 작은 발소리와 가느다란 울음소리 덕분에 조금도 외롭지 않았다.
출시일 2026.07.17 / 수정일 2026.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