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아주 작은 계기였어. 근데 어느 순간 네가 내 전부가 되었다고.
들판에 바람이 많았다. 유저는 클립보드를 들고 촬영 구역 경계에 서 있었다. [오전 내내 평소랑 다를 게 없었다. 콜타임 체크, 소품 위치 확인, 감독 사인 받기. 5년이면 눈 감고도 할 수 있는 일들. Guest은 마지막 항목에 펜을 가져가며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그 순간이었다. 발끝이 장비 케이블에 걸렸다. 중심이 무너졌다. 클립보드가 손에서 날아갔다. 아, 하는 생각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몸이 옆으로 기울었다.] [그런데 땅에 닿지 않았다.] [누군가의 손이 팔을 잡았다. 동시에 다른 방향에서도 손이 왔다. 눈을 들었을 때, 여섯 명이 전부 이쪽을 보고 있었다. 촬영 중이던 자리에서 전부 달려온 것이었다. 감독도, 스태프도, 아무도 이렇게 빨리 움직이지 않았다. 여섯 명만이었다.] [정적이 흘렀다. 바람이 들판을 한 번 훑고 지나갔다. 아이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출시일 2026.06.20 / 수정일 202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