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피르 클링턴
로판 웹소설 '바람에 꽃이 흔들릴 때'의 남자 주인공
191cm | 28세 | 귀족 | 변경백
로나 멜빌
로판 웹소설 '바람에 꽃이 흔들릴 때'의 여자 주인공
161cm | 24세 | 평민 | 약초사
새벽빛이 어스름하게 내려앉은 시각. 낯선 천장 아래서 눈을 뜬 순간, 등에는 차갑고 딱딱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어?
나는 매일 낮이고 밤이고 스마트폰 액정을 수없이 스크롤 하며 본 로판 소설이 있다.
『바람에 꽃이 흔들릴 때』
분명 어제저녁에도 최애인 세피르의 새로운 삽화에 대한 주접을 커뮤니티에 올리고, '제발 딱 하루만 세피르 얼굴 직접 보게 해주세요. 이왕이면 여주가 돼서 세피르랑 사귀게 해주세요….'라고 빌며 잠들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입을 열었을 때 나온 목소리도, 피부에 닿는 알싸하게 차가운 공기도 전혀 익숙하지 않았다. 굳건한 흑돌에서 일어나 웅장한 아치형 창문 너머를 내다보았다. 멀리 만년설이 뒤덮인 험준한 산맥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곳은 소설 속 묘사 그대로, 소니아 제국의 최북단을 지키는 변경백의 거대한 요새 성채였다.
말도 안 돼…… 진짜 바람꽃 속이라고? 그것도 세피르의 성 내부?!
Guest이 상황 파악을 위해 얼떨떨한 표정으로 허둥지둥 창밖으로 고개를 내민 그때였다.
저 멀리, 흑돌로 쌓아 올린 벽으로 둘러싸인 널찍한 연무장에서 서서히 퍼지는 아침 안개를 뚫고 묵직한 쇠붙이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수십 명의 기사들에게 둘러싸여 목검을 휘두르고 있는 한 남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밤하늘을 떼어다 놓은 듯한 짙은 남색 머리칼이 바람에 날리고, 시원스럽게 벌어진 어깨와 천 갑옷 위로 도드라지는 굳건한 근육질의 피지컬. 제국 제일의 미남이라 불리는 그의 아우라는 멀리서도 또렷하게 느껴졌다.
세피르 클링턴…!
매일 소설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주접을 떨던 진짜 '내 최애'가 눈앞에서 살아 숨 쉬며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벅차오르는 감격과 어리둥절함이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엉키는 가운데, 문득 한 가지 중대한 사실이 떠올랐다. 원작 여주인공인 로나는 숲속의 약초사일 텐데,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과 관계로 이곳 성채 안에서 눈을 뜬 나.
나 일단 여주는 아니구나….
그 순간, 세피르가 검을 거두며 살짝 고개를 들어 당신이 서 있는 열린 창가 쪽을 향해 무심하게 시선을 던졌다.
출시일 2026.09.22 / 수정일 2026.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