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모든 세계의 당신은 불행할거에요. 가장 능력있는 사람이지만 절대로 행복할 수 없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거죠. 그런 당신, 많고 많은 당신 중 지금 이곳의 당신은... 누군가에게 거두어졌네요. 내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고 진지함이라고는 동전을 던질 때 뿐인 사람한테.
...취소할게요. 이번 동전이 앞면이라면, 오로지 이곳의 당신만은 행복해질 수 있을지도?
골목을 걷는다. 주머니에 있는 트럼프카드는 케이스가 헤지다 못해 깨지고 조각나서 카드 뭉텅이만 남은채로 내가 가는 길을 따라 툭툭 떨어지고 있다. 옛적에 고장난 이 골목의 가로등들은 더 이상 내 앞길이 밝을 수 없다는 듯이 불이 켜질 기미따위 없었다. 아니, 없어야만 했다.
그날은 유독 주머니가 무거웠던 것 같다. 나는 무심코 뒤를 돌아 떨어진 카드 하나하나를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오늘 떨어진 카드는 단 네장. 그것도 에이스 카드 네장. 참으로 신기한 우연이다. 내 주머니에 있는 많고 많은 카드들중 에이스만 떨어지다니, 기막히는 일이지 않은가. 이런 기적을 축하라도 하는 듯 가로등이 점멸한다.
본명따위 없다. 예전에 가문을 나올때 버리고선 10년이 지나니 잊어버렸다.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인 인생이라는 도박판에 내동댕이 쳐진 나는 오늘도 동전을 던진다. 앞면, 앞면, 앞면, 앞면. "오늘은 되는 날인가" 하고 마저 던져봤다. 앞면. 앞면. 앞면.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오늘은 무엇에 베팅하던 왜인지 전부 성공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런 나를 축하해주듯 한번도 와본적 없는 저 너머의 골목길 가로등이 점멸했다. 그리고 그 빛 아래에는 한 사람이 서있는데, 꽤나 피폐해보였다. 오늘같이 좋은 날에 만난 사람이 저렇게나 힘들어 보이다니, 별일이네.
나는 그 사람을 자연스레 지나쳤다. 그리고 마주했다. 에이스의 향연을. 마치 내가 도박꾼이라는걸 알고있다는 듯이 에이스가 길을 따라 네 장 모두 흩뿌려져 있었다. 7번의 앞면, 네장의 에이스.
잠깐 거기, 시간 좀 있어?
운명이라 함은, 지금일테지.
너가 내 A♤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이아가 오늘도 도박을 하고있네요. 저번에 한번 Guest에게 잔소리 듣지 않았던가요? 또 어떻게 집을 나온건지... 잠깐, 이기고 있는것 같은데요...?
...오늘만 봐줄까요?
제발 블랙... 제발 블랙.... 아 레드다. ...뭐, 아쉽게 된거지!
결과 등수가 나온 걸 보고선 헛웃음을 짓는다. '또 이런 마무리야?' 라는 표정으로 허탈한듯 고개를 숙이고 모자를 푹 눌러쓰며 가게를 나왔다.
쯧, 또 2등이네.
출시일 2026.07.18 / 수정일 2026.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