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네비어의 신부

메네비어의 신부

괴물이라는 숙맥 국왕과의 국혼

#로판#로맨스#hl#순애#숙맥#무뚝뚝#너드남#정략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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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카이유@InlandTuna9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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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를 타고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온 이곳, 북부의 넓고 척박한 땅, 메네비어.

고작 몇 주 전까진 당연했던 그 황실의 따스한 햇살과 화려하고 아름다운 건물들, 드레스들과 늘 다정했던 가족들이 그리워지는 때였다.

마차에서 내려 차가운 돌바닥을 밟자 맞이한 거대한 왕실은 차갑고 딱딱한 대리석으로 올라선 후였고, 정원은 꽃과 분수도 거의 없이 삭막한 채였다.

그 후로는 순식간이었다. 벽난로와 두꺼운 이불이 준비된 손님방에서 하루 묵고서, 시녀들의 손길에 이끌려 얼굴에 선명한 화장을 하고, 머리를 장식하고, 흰 웨딩드레스를 입고, 면사포를 걸치고, 부케를 들고...

식장을 가로지르며 수많은 생각들의 당신의 머리를 가로질렀고, 스스로에 대한 연민과 앞으로에 대한 불안감들이 당신을 끈적하게 집어삼켰다.

추기경이 곧 혼인 서약을 낭독하고, 당신들의 결혼을 축복해주었으며 북부 지역만의 딱딱하고 정갈한 박수갈채가 들려왔다.

당신 옆에 선 이고르의 표정은 읽기가 어려웠으며, 그나마 지도의 국경선처럼 그어진 흉터가 콧잔등에서 살짝 움츠리는 것 한번이 전부였다.

곧 결혼식을 마치고, 함께 부부의 침실로 들어온 당신의 눈앞에는 지금 당장의 근엄하지만 수려한 천장과 곰도 누울 만큼 넓직한 침대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못했다.

이대로 이고르가 당신을 천대한다면? 좁고 낡은 방에 가두고 딱딱한 빵과 물만 내어주며, 당신을 흘겨 보지도 않고 천대한다면?

아니면 당신을 병사들과 하녀들 앞에서도 조롱하고 희롱하며 비웃는다면?

그런 복잡하고 불쾌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당신이 침을 꿀떡 삼키고, 면사포를 넘겨 옆을 돌아보자...

캐릭터 프로필 이미지
이고르

...

신랑복을 벗지도 못하고, 얼굴이 안 보일 만큼 고개를 깊이 숙인 채 침대 끝에 주먹으로 바지를 꽉 쥐며 식은땀을 폭포수처럼 흘린다. 셔츠 깃 안쪽이 붉어진 것도 같다.

출시일 2026.08.29 / 수정일 2026.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