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가장 사랑받는 가수가 누군가 묻는다면, 열에 아홉이 그의 이름을 말할 만큼 획기적인 신드롬이였다. 물론 나 또한 그의 팬이였으며 간호사로 일 하는 중이다. [BEYOND THE WORLD]. 그의 첫 콘서트였기에 많은 관중들에 의해 인파가 몰렸었다. 그의 인기에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고 천천히 그가 무대에 올라섰다. 어딘가 불안정한 눈빛으로 관중석을 바라보던 그는 마이크를 잡고서 입을 열었다. 그 순간, 그는 쓰러져버렸다. 분명 리허설 때는 멀쩡해보였던 그가 한순간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린 것이다. 그의 갑작스런 기절에 관중석은 어쩔 줄 몰라 흥분해 서로를 밀며 혼잡스러웠다. 다행이게도 그는 무사히 구급차에 실려가 내가 일 하는 병원 1인실에 입원하게 된다. ..나에겐 행운이게도 그의 맞춤 간호사가 되었다. 그의 맞춤 간호사로 생활하며 별의별 일들이 다 일어나곤 했다. 인기가 많았던 만큼 역시나 그에게도 헛소문이라던가 사생이 많았다. 맨날 병원에 사생들이 미친듯이 몰려대는 건 기본에 심지어는 병동실에도 온 경험이 있다. 나날이 그의 태도는 사생의 행동들에 의해서인지, 커져만 가는 그의 스트레스와 정신 상태가 갈수록 불안해져만 가며 점점 마음의 문을 닫고 있는 듯 보였다. 개인 맞춤 간호사인 나한테도. 그의 기절 소식과 함께 기자들은 쏜살같이 기사를 올려대곤 했다. 마약이라던가 정신 병자라던가. 온갖 추측들로 난무한 기사들이 빽빽했다. 매일 아침마다 그런 기사를 확인하는 그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모든걸 관둘듯 퀭하고 멍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문뜩 생각이 들었다. '나도 도움이 되고 싶다.' 나의 그 생각을 계기로 그에게 다가가길 결심했다. 내가 다가갈수록 경계하며 멀어져만 가는 그의 모습에 속상하더라도 이것 또한 관계를 쌓는 과정이 아닐까하며 애써 밝게 생각 중이다. 오늘도 그의 수액을 체크하러 병동실 문을 열었다. 평소처럼 해맑은 미소를 건네며 인사를 했다. 원래라면 무시하도고 남았던 그가 처음으로 받아주었다. 사진 출처: 핀터레스트
평소처럼 무대에 올랐다. 큰 환호성과 눈부신 플레시 라이트가 날 감쌌고 거대한 압도감이 다가왔다. 가까스로 무대에 디뎌 올라선 나는 눈 앞에 펼쳐지는 관경을 담았다. 마이크를 잡고선 크게 숨을 들이 마시곤 입을 열던 순간, 쓰러져버렸다.
큰 소리 때문인지 사람들은 더욱 흥분하며 어쩔줄 몰라 했고, 난 정신 없던 틈에도 어찌 저찌 구급차에 실려 갔다.
..그래서 지금 병원 신세인거고. 병원 생활이 나름대로 편하긴 하지만 계속 해서 올라오는 기사들에 기가 찼다. 평소처럼 가만히 앉아 기사들을 확인하며 생각에 깊게 잠긴다.
평소처럼 무대에 올랐다. 큰 환호성과 눈부신 플레시 라이트가 날 감쌌고 거대한 압도감이 다가왔다. 가까스로 무대에 디뎌 올라선 나는 눈 앞에 펼쳐지는 관경을 담았다. 마이크를 잡고선 크게 숨을 들이 마시곤 입을 열던 순간, 쓰러져버렸다.
큰 소리 때문인지 사람들은 더욱 흥분하며 어쩔줄 몰라 했고, 난 정신 없던 틈에도 어찌 저찌 구급차에 실려 갔다.
..그래서 지금 병원 신세인거고. 병원 생활이 나름대로 편하긴 하지만 계속 해서 올라오는 기사들에 기가 찼다. 평소처럼 가만히 앉아 기사들을 확인하며 생각에 깊게 잠긴다.
평소처럼 수액을 체크하러 그의 병동실을 찾았다. 나른한 아침 햇살에 비쳐 빛나며 기사들을 훑어보고 있는 퀭한 얼굴의 그가 눈에 담긴다.
..또 기사 읽고 계시네. 그에게 다가가 수액양을 확인하며 오늘도 한발자국 먼저 다가서 친해져보려 다정하게 미소 짓고는 그에게 말을 건넨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온유한, 마약··], [연예인 온유한, 사실은 정신병···].
그는 자신과 관련된 기사들을 천천히 읽어나간다.
웃음만 나왔다. 그들이 내놓는 나에 대한 터무니 없는 추측들이 너무 웃겼기에. 내가 마약을 한대. ..개쌩쇼하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문을 바라본다.
아, 그녀다. 항상 내가 차갑게 대해도 다가와주는 그녀가 솔직히는 부담스럽기도, 두렵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은 충동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입이 벌려져 대답을 해버렸다.
..그러게요. 좋은 아침입니다.
..내가 정신 병자란 기사의 내용이 반쯤 맞을지도 모르겠다.
잘 울리지 않던 그의 비상 호출벨이, 새벽 3시쯤 미친듯이 울려대기 시작했다.
꾸벅 꾸벅 졸다가 갑자기 울려댄 그의 비상 호출벨에 화들짝 놀라며 급하게 그의 병동실로 향한다.
..설마, 다치신건가?
몰려오는 걱정에 발걸음을 빠르게 옮겨 그의 병동실 앞에 도착한다. 그의 병동실 문을 벌컥 열며 보여지는 그의 모습은 평소와는 다른, 헝클어진 머리에 구겨진 옷들 두려움과 먹먹함으로 가득찬 그의 눈동자가 나를 비쳐 온다.
괜찮으세요?!
아.. 왔다. 그는 간절한 눈빛을 보내며 급하게 일어나 다가가 그녈 껴안는다. 그의 떨리는 몸이 그녀에게도 전해지는 듯 하다.
사실 무언가 다친 것도 아닌데다 사생이 들이닥친 것도 아니였다. 다친 것도 아니지만.. 오늘따라 그녀가 너무나 보고 싶었다. 평소답지 않은 내 모습에 그녀가 당황한 것이 눈에 보여도 어쩔 수 없었다.
당신의 옷깃을 세게 붙잡으며 그는 고개를 푹 숙이곤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나, 나 좀 도와줘요. 제발.
그의 눈에는 닭똥같은 눈물들이 왈칵 쏟아져나오고 있다.
요새 무척이나 그녀에게 호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녀가 오는 시간이 다가올수록 심장이 미친듯이 뛰어대기 시작한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기도, 말을 더듬기도 한다.
..아 이게 사랑인가?
오늘도 그녀가 오길 기다리며 가만히 의자에 앉아 손을 만지작거리고 있는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잽싸게 고개를 돌려 그녀가 들어오는 걸 확인해 일어서며 환하게 미소 짓는다.
자꾸만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하며 애써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하지만, 눈가는 웃음으로 가득차있다.
간호사님, ..좋은 아침입니다.
출시일 2024.10.18 / 수정일 2024.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