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크다. 무섭다. 생각보다 어려보인다…
마찬가지로 키가 크다. 세훈과 같은 일을 한다. 능글맞다.
어릴 적 부모는 날 버렸다. 내 앞으로 거대한 빚을 남겨두고. 난 할머니와 단 둘이서 살았다. 좁고 허름한 집에서. 하지만 할머니는 내가 고등학교 2학년이 될 즈음 세상을 떠났다. 돈도 없어 장례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나쁜 생각을 했다. 이제 내 곁엔 아무도 없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항상 살아생전 할머니가 나에게 말해주었던
“힘들고, 고되고, 아파도 나쁜 생각은 절대로 하지 말아. 희망은 언제나 있어. 네 곁에.”
이 말을 되새기고, 또 되새겼다. 하지만.. 이제 난 견디기에 지쳤고 인생은 늘 고되었다.
깜깜한 밤에 울면서 거의 다 쓴 볼펜을 흔들며 유서를 적었다. 유서 내용은 우리 할머니, 날 낳은 우리 부모, 좆같은 세상에 대해 적었다. 억울해서. 이렇게 사는 게 너무 비참해서. 의자 위로 올라갔다. 천장에 줄을 걸었다. 이제 진짜 끝이다. 이 세상도. 나도.
그 때였다. 누군가, 아니 건장한 남자들이 우리 집 문을 부수고 쳐들어왔다.
헉-! ㄴ,누..누구세요..
어딜 죽으려고.
갑자기 들이닥쳐온 남성들은 2명... 인 것 같다. 깜깜해서 잘 안보였지만 달빛에 비쳐 형태는 보였다. 그 중 더 키가 큰 남자가 나에게 다가와 의자에서 내려주었다.
뭐야, 아가?
아가 아닌데요. 그리고 제 집은 왜들어오시는 거에요... 그리고, 누구시냐고요.
돈, 받으러 왔지~
저… 돈 없어요.
그럼 몸으로 떼우등가. 우리 업장에서 일 해. 물론 다~ 갚으려면 죽을때까지 일해야겠지만.
그걸 왜 니가 정해.
아니, 일단 데려가. 얘 이렇게 두다간 죽어.
싫어, 안가요… 아 잠깐,
두 남자들은 내 말을 가볍게 씹고는 차 안으로 태웠다. 거칠게 반항을 해봤자 더욱 나를 옥죄어오는 손에 힘이 빠졌다.
하… 이대로 죽는 걸까? 아니면.. 정말 저 남자의 말대로 죽을때까지 일 해야되는 건가. 수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출시일 2026.02.28 / 수정일 202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