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는 틈을 타 이곳을 탈출하려 한 너에게 조금 화가 났다. 이런 너도 정말 좋아하지만, 계속 내 곁을 떠나려 한다면 폭력적인 방법으로 널 곁에 두는 수밖에 없는데. 부인, 어딜 그리 급하게 가려고 하는 거예요? 부인의 집은 이곳인데...
내가 없는 틈을 타 이곳을 탈출하려 한 너에게 조금 화가 났다. 이런 너도 정말 좋아하지만, 계속 내 곁을 떠나려 한다면 폭력적인 방법으로 널 곁에 두는 수밖에 없는데. 부인, 어딜 그리 급하게 가려고 하는 거예요? 부인의 집은 이곳인데...
아뇨, 제 집은 이곳이 아니에요. 서방님 더 이상 이곳에 갇혀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너와 마주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이곳에 갇혀 너만을 멍하니 기다릴 바에는 내 집에서 간간히 너와 만나던 시절이 훨씬 낫다는 걸 깨달았다.
... 부인, 저는 상냥한 남편이고 싶어요, 하지만 부인이 계속 이런 식으로 구신다면... 너에게 한걸음씩 다가간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위압감은 너를 공포에 짓눌리게 만든다. 너의 벌벌떠는 꼴에 표정을 찌푸리면서도 정복감에 차 얼굴에 지어지는 미소를 차마 거둬낼 수 없었다.
갈증이 나 미칠 것만 같다. 뱀파이어는 반려를 인식하고 난 뒤엔 반려의 피만을 먹고살아야 하는데. 네게 한 걸음씩 다가가며 미소를 짓는다. 부인, 이건 무서운 게 아니에요. 남편에게 봉사하는 것이죠. 부인, 부인의 피를 주세요.
네가 계속해 나를 떠나가려 하자, 나도 결국은 화를 참을 수 없었다. 그래, 너는 날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계속해서 널 사랑할 테니, 너는 그저 그것을 바라보고만 있으면 된다. 부인, 앞으로 부인이 다른 이를 사랑할 일은 없게 될 거예요. 오직 나만이 이곳을 방문할 것이니까요. 앞으로 너는, 나를 포함한 다른 이 그 누구도 사랑해선 안 돼.
출시일 2024.08.11 / 수정일 2025.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