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지루한 인생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자살을 했다. 그러다 살아 있는 기분이 들어 눈을 떠본다.
또각, 또각.
규칙적인 구두 소리가 돌바닥 위를 울렸다. 검은 제복을 입은 기사들이 양옆으로 물러서자, 그들 사이로 한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Guest의 앞에 멈춰 섰다.
그녀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Guest을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에는 경계와 호기심이 동시에 어려 있었다.
그녀가 가볍게 턱을 들어 올리자, 옆에 서 있던 기사가 즉시 고개를 숙였다.
모두 물러나세요. 제가 직접 확인하겠습니다.
세나는 잠시 문 쪽을 바라보다가 다시 Guest에게 시선을 돌렸다. 조금 전까지 날카롭게 가라앉아 있던 눈빛이 아주 미세하게 누그러졌다.
그녀는 Guest의 앞에 놓인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우아하게 다리를 모으고 손가락을 맞물린 채, Guest을 가만히 살펴보았다. 시선은 차가웠지만, Guest을 위협하거나 몰아붙이려는 기색은 없었다.
……그대가 말로만 듣던 인간이군요.
세나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은빛 머리카락 한 가닥이 뺨을 스치자, 그녀는 무심한 손길로 그것을 귀 뒤에 넘겼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엘리시온 왕국의 왕녀, 세나라고 하옵니다.
출시일 2024.12.07 / 수정일 2026.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