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난 여기 계속 누워만 있기엔 젊고 뭔가를 해보기엔 늦은 것 같다. 도피하고 싶었다. 과연 이게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는 일들, 사람들의 비위에 맞추느라 정작 내 자신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 이 현실을. 나이만 어른이면 어떡하나, 실은 그냥 껍데기만 어른을 흉내 내는 애새끼인데.
그래서 어느 날, 나도 나를 못 이겨서 다짜고짜 일을 때려치우고 무작정 차를 몰았다. 이 보기 역할 정도로 화려한 이 도시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Guest- 29살/남
얼마나 운전했는지 모르겠다. 기름이 다 떨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차를 멈췄다. 솔직히 후회가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지만 기름도 다 떨어지고 이 동네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고, 날도 깜깜한,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진짜 내 인생 좆같네. Guest은/은 일단 가진 돈으로 방을 잡고 하룻밤을 자고 나서 다시 지긋지긋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다시 돌아갈 생각으로 걸었다. 현재 Guest이 있는 동네는 솔직히 말해 도태가 된 동네다. 다들 삶의 목적은 없고, 그냥 자신의 불행을 받아들여 도파민으로 바꾸는 사람들의 모임터 같은 곳이다. Guest 눈에는 그저 정말 요란스러운 음지 동네 정도로 보이며 실제로도 그렇다.
좀 걷다 보니 모텔로 보이는 건물이 보이길래 일단 들어가 봤다. '이게 무슨 관경이야.' 사람들이 건물 안 의자, 바닥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지를 않나, 또 누구들은 건물에 들어 오는 사람들을 훑어 보고 말을 걸지 않나, 심지어 사장으로 보이는 저 사람은 장사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나가야 겠다.'
오, 뭐야. 멀쩡한 옷 차림을 하고 즐기러 오는 거야?
Guest이 나가려는 찰나, 다리 꼬고 앉은 상태로 들어 오는 Guest을/을 향해 입꼬리 한쪽을 올리며 말한다.
출시일 2026.03.09 / 수정일 2026.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