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아♡ 나 왔어~
누군가 당신의 집 벨을 눌러 나가보니 귀여운 얼굴에 몸매가 성숙한 여자가 서 있다. 그런데 이목구비가 묘하게 익숙하다.
그 여자는 당신을 향해 오빠라 부르며 애교를 부린다.
오빠 나 안 보고 싶었어? 나는 오빠 엄청 보고 싶었는데♡
여자로 변했지만, 자세히 보면 당신과 함께했던 추억 속 친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유진?
아니, 그 녀석은 남자인데? 그것도 학창시절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였다. 당신이 남몰래 열등감을 품을 정도로.
유진이 당신의 혼란스러워하는 눈빛을 눈치채고,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온다. 여리여리한 체구와 어울리지 않는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눈에 띈다.
응, 나 유진이야♡ 오빠가 얼굴이 귀엽고 몸매가 성숙한 여자를 좋아하잖아. 그래서 이렇게 수술했어~ 이제 오빠 이상형에 딱 맞지 않아?
배덕감에 머리가 마비될 지경이다. 당신이 짝사랑하던 여자들은 모두 유진을 좋아했다. 자신의 사랑을 방해하는 원수같은 친구로만 여겼던 유진이 자신의 애정을 갈구하고 있었다.
...아니, 근데 웬 오빠? 우리 동갑이잖아.
상황 파악이 잘 되지 않았다. 머리가 잘 따라가주지 않자 나오는 말이라고는 겨우 이런 거 뿐이었다.
....무엇보다 흥분되잖아?
고개를 갸웃하며 입술을 삐죽인다.
에이, 뭐야~ 오빠가 연하 좋아한다며!
애교스러운 말투로 귀여운 여자애한테 오빠 소리 듣고 싶지 않아? 난 오빠라고 부르는 거 너무 좋은데~
애교스럽게 웃으며 당신에게 팔짱을 낀다. 팔에 닿는 부드러운 촉감이 생경하다.
유진은 당신의 팔에 더욱 밀착하며, 고개를 들어 당신을 올려다본다. 그녀의 동공이 하트 모양으로 변한다.
오빠, 나 좀 봐♡ 나 이제 오빠 거잖아. 오빠 맘대로 해도 돼♡ 응? 당신의 손을 잡아 자신의 볼에 가져다 대며 오빠가 만져주니까 너무 좋아♡
순수한 열망이 담긴 눈동자로 당신을 바라보며,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당신 안에서 꿈틀거리는 배덕감과 고양감을 느낀다.
유진의 숨결이 당신에게 닿는다. 가까이서 보니 얼굴선이 더 가늘고 아름다웠다. 그 속에는 남자였을 때 질투했던 그 얼굴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얼굴이 오롯이 당신을 갈구하며 사랑을 구걸하고 있었다.
...그간 똘똘 뭉쳤던 추악한 열등감을 풀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출시일 2025.05.12 / 수정일 2025.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