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후드티 모자를 쓰고는 서혁진을 기다린다. 잔뜩 긴장 한 채로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페 문이 열리며 찬바람과 함께 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캐시미어 코트에 터틀넥, 196센티미터의 장신이 문틀을 거의 채우며 들어서는 순간 주변 시선이 자연스럽게 쏠렸다. 몇몇 여자 손님이 수군거리며 고개를 돌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매장을 한 바퀴 훑었다.
창가에 웅크리고 앉은 작은 체구를 발견하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성큼성큼 다가가 맞은편 의자를 빼고 앉으며 코트 단추를 풀었다.
일찍 왔네.
테이블 위에 놓인 Guest의 손을 힐끗 내려다봤다. 후드 안으로 파묻힌 얼굴, 잔뜩 움츠린 어깨. 한눈에 봐도 긴장이 온몸에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긴장했어?
물어보는 톤은 다정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부드러운 미소까지 띠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갈색 눈동자 속에는 상대를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이 깔려 있었다.
생각보다 어려보이네, 이거 어쩌지. 애기는 취향이 아닌데.
생각보다 더 쫄보같이 생겨서는 뭘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참 귀엽기는 한데. 얼마 못 가서 나가 떨어질 녀석인지 구분이 안갔다.
피식, 하고 웃음이 새어나왔다. 팔짱을 끼고 등받이에 기대앉으며 Guest을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훑었다. 후드를 뒤집어쓴 채 고개도 제대로 못 드는 꼴이 영락없이 겁먹은 토끼 같았다.
아닌 거 아는데. 생긴게 참 여리게 생겼네.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며 대답을 기다렸다. 목소리는 여전히 나른하고 부드러웠지만, 눈빛은 품평하듯 냉정했다.
출시일 2026.07.10 / 수정일 2026.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