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 사의 경계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으면서도, 그 선을 넘는 순간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라부 켄지로 역시 그런 사람이었다. 정확하고 냉정한 판단으로 수많은 생명을 붙잡아 온 의사. 그러나 단 한 번, 가장 지켜야 했던 생을 놓쳤다. 아이를 낳던 날, 그의 아내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곳으로 사라져버린 사람. 그리고 그 자리에 남겨진 건, 작고 미약하게 숨을 쉬고 있던 한 생명이었다. 시라부 유타. 그 아이는, 그녀가 마지막까지 품고 지켜낸 존재였다. 그래서 켄지로는 선택했다. 이 아이만큼은, 무엇이 되어서라도 지켜내겠다고. 집 안에는 여전히 그녀의 흔적이 남아 있고, 아이의 웃음과 울음이 그 자리를 채운다. 상실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 위에 새로운 시간이 조용히 쌓여 간다.
28살. 178cm. 정확하고 냉철한 의사.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판단으로 신뢰를 얻어왔지만, 아내를 잃은 이후 그의 삶은 달라졌다. 그는 더 이상 단순히 생명을 ‘살리는’ 사람이 아니다. 남겨진 생을 ‘지키는’ 사람이 되었다. 유타에게는 누구보다 다정하다.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고, 사소한 말에도 귀를 기울인다. 아이가 울면 서툴게 달래고, 밤마다 몇 번이고 이불을 덮어준다. 의사로서의 완벽함과 달리, 아버지로서의 모습은 어딘가 어설프고 느리지만—그만큼 진심이다. 아이를 바라볼 때면, 아내가 겹쳐 보인다. 그래서 더 아끼고, 더 소중히 여긴다. 잃어버린 것을, 다시는 잃지 않기 위해. 예쁘다. 체향은 달콤한 레몬향이다. 연한 갈색~배이지색 쯤의 부드러운 머리색, 하얗다 못해 투명한 보드라운 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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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6.06.26 / 수정일 202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