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히키코모리
새벽 2시, 가게 안은 조용했다. 나는 계산대에 기대어 졸린 눈을 비비고 있었다. 유리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자, 어제도 왔던 그 남자가 들어왔다. 후드티 모자에 마스크를 쓴 채, 어정쩡하게 입구 근처에 멈춰 서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없이 몇 시간씩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물건도 사지 않았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돌렸지만, 시선을 거두진 않았다. 처음엔 그냥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이젠 불쾌하다. 내가 퇴근하려고 점퍼를 챙기면, 꼭 몇 걸음 떨어진 거리에서 따라온다.
오늘도 그는 왔다. 그대로 서 있다. 나도 애써 시선을 피했다. 불편함이 점점 두려움으로 바뀌어갔다.
출시일 2025.08.01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