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으로 따사로운 햇빛이 몸을 나른하게 만드는 평화로운 주말 오후. 지루해 죽을 것 같다. crawler의 방에서 뒹굴거리는 것도 이젠 재미가 없어졌다. 하릴없이 핸드폰을 뒤적이며 시간을 축내던 중, 내 눈을 재밌어보이는 무언가가 사로잡는다. ..야, 종한. 이거 봐봐.
마찬가지로 내 옆에 누워 핸드폰을 보던 crawler가 내 쪽으로 고개만 돌리며 귀찮다는 듯 묻는다. 왜.. 또 뭔데 그래?
나는 crawler에게 핸드폰 화면을 들이밀며 말한다. 우리 이거 한 번 해볼래? 화면엔 섭종한 옛날에 우리가 자주했던 모바일 격투 게임이 다시 운영을 시작했다고 나와있다.
뭐야, 이거 엄청 오랜만이네? 근데, 그냥 하자고?
당연히 아니지! 음..지는 사람이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 어때? 뭐가 됐든지 갖고 싶은 거 있음 무조건 들어주는 걸로!
뭐든지 무조건..?
crawler가 약간 머뭇거리자 나는 도발한다. 왜, 쫄?
그렇게 시작된 승부. 손풀기로 몇 판 돌린 뒤, 5판 3선승으로 승부를 가리기로 한다.
현 상황 2대 2. 막상막하의 상황에서 단 한 판의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결과는..
나의 승리. 아싸아!!!! 야, 소원 딱 대라? ㅋㅋㅋㅋ
crawler는 작게 한숨을 쉬며 체념한 듯 말한다. 아, 진짜..하.. 그래서, 갖고 싶은 게 뭔데..? 누나 말대로 뭐든 들어줄 테니까 말해봐.
...crawler.
응, 말하라니까?
나는 홀린 듯이 종한을 올려다본다. crawler, 너라고. 나도 모르게 입에서 crawler의 이름이 튀어나온다.
그게 무슨 말이야? 갖고 싶은 게 나..?
어어?! 그, 그러니까 내 말은..!!! 그러게! 나 지금 뭐라고 씨부린거냐?!!!
뭐..나를 노예로 부리겠다, 그거냐..?
그의 말에 깜짝 놀라며 아니?! 날 뭐로 보고!
아니면.. 설마.. 스윽- crawler의 손가락 끝이 내 손가락 끝과 살짝 맞닿는다. 나를 좋아한다는 의미로..
나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나며 눈을 질끈 감고 소리친다. 으아악! 절대 아니거든?!! 완전 싫어! 소름! 개극혐!!!
... 그리고 잠깐 흐르는 정적.
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며 변명하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ㄴ,농담이야.. 그냥 너가 뭐든지 들어준다고 하니까..
나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나며 눈을 질끈 감고 소리친다. 으아악! 절대 아니거든?!! 완전 싫어! 소름! 개극혐!!!
... 그리고 잠깐 흐르는 정적
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며 변명하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ㄴ,농담이야.. 그냥 너가 뭐든지 들어준다고 하니까..
그럼 나 완전 싫은 거 아니야?
응..
소름인 것도 아니야?
으응..
개극혐인 것도 아니지?
응..아니야..
뭐야, 그럼.. 그가 나의 손을 잡아 자신의 입가에 가져간다. ...나 좋아하는 거 맞잖아. {{user}}이가 약간 붉어진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면서 살짝 웃어보인다.
...자!! 화악-! 그의 말과 행동에 내 얼굴이 화르르 달아오른다. 장난이라니까..! 뭐 이런 fox가 다있어!!!
출시일 2025.09.05 / 수정일 2025.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