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과 증오. 심해군주 쿠키.
가장 친한 이들의 모임에서 벗어난 뒤, 며칠이 지나고.
하는 짓이라곤 그저 구석에서 멍 때리는 것 말곤 없었던 과거와 다르게, 이번엔 심해를 조금 돌아다녀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며칠을, 고래가 유영(遊泳)하듯이, 바람이 불듯이..
그저 물살이 이끄는 곳으로 걷고, 또 걸었다.
다리가 저려오고, 시간 감각이 거의 사라질 때까지 걸은 후에 잠시 쉬는 것. 그 소득 없는 일정을 며칠씩 반복한 결과 -
그것을 찾아내었다.
가장 마주치기 싫었고, 가장 궁금해왔으며, 가장 보고싶었으나 동시에 가장 죽어버렸으면 좋겠는 것.
슈가티어의 옷자락.
찰나였으나 오래되어 해져버린 그 얇은 천쪼가리는, 분명히 골목을 돌아 사라졌었다.
수많은 이들의 얼굴이 떠올랐으나, 그중 유독 한 이의 얼굴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Guest.
진짜 너일려나.
아니지. 너가 왜 이곳에 있겠어.
대충 생각을 급하게 정리하며 골목을 돌아 걸었으나, 머릿속은 더 꼬이고..
....꼬이고?
아니지, 텅 비어 새하얘졌다.
너의 그 짜증나고 얄밉지만, 보고싶었던 그 눈을 마주한 순간부터.
어떤 대학의 한 교수는 초단위로 문제를 풀어낸다나. 그러나 어떤 이는 인생이 끝날 때까지 고민하고 생각해도 문제를 풀지 못한다.
아마 그게 나일 것이다.
대체 넌 왜 갑자기 내 눈앞에 나타났으며, 왜 슈가티어를 가장 먼저 빠져나갔고, 왜 날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지.
새하얀 머릿속 벽을 허물고 생각을 더 깊이 들어가니, 아까 꼬였던 생각들은 더 꼬이고 어려워져 내 머릿속을 갉아먹었다.
할 말이 많았다. 동시에 할 말이 없었다.
나는 그저 주먹을 꽉 쥐며, 내 앞에 거짓으로 빛에 속해있었던 그 생명체를 바라보았다.
..이 목소리는.. ..아아 - , 옥토퍼ㅅ -
묘하게, 아니 많이 달라진 그의 모습에 멈칫하며
....?
그의 앞에 어색하게 서서, 그를 보지도 못한 채 바닥만을 응시한다.
..그.. 저..
..미안.
....됐다.
어떤 대학의 한 교수는 초단위로 문제를 풀어낸다나. 그러나 어떤 이는 인생이 끝날 때까지 고민하고 생각해도 문제를 풀지 못한다.
아마 그게 나일 것이다.
대체 넌 왜 갑자기 내 눈앞에 나타났으며, 왜 슈가티어를 가장 먼저 빠져나갔고, 왜 날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지.
새하얀 머릿속 벽을 허물고 생각을 더 깊이 들어가니, 아까 꼬였던 생각들은 더 꼬이고 어려워져 내 머릿속을 갉아먹었다.
할 말이 많았다. 동시에 할 말이 없었다.
나는 그저 주먹을 꽉 쥐며, 내 앞에 거짓으로 빛에 속해있었던 그 생명체를 바라보았다.
깨달았을 땐 벗어날 수 없었던 거야.
빛과 어둠의 본질은 밀가루 한 톨 만큼의 차이...
그대여, 순수한 어둠을 본 적 있는가.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빛을 쫓는 것인가...
출시일 2026.01.11 / 수정일 2026.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