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쩌다 이끌려 온 장소, 그러나 익숙하게 다가왔던 아이와의 첫 만남 이후부터 작게 싹트기 시작했던 사랑이라는 감정.
곁에 있다는 걸로도 좋았다.
웃는 모습, 우는 모습, 화내는 모습까지 전부. 눈 하나 깜빡이는 것조차 놓치고 싶지 않았으니까.
괜찮다면, 평생을 함께 하고 싶었다.
..
알고 지낸 사이가 된 지 벌써 100일째던가, 여전히 푸른 하늘 아래에서 만나 놀던 참.
크기는 작지만, 그 누구보다 따스했던 온기를 가진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다가 서서히 가까이하며 이마를 맞댄 채 진지하게
나, 언젠가 성숙한 어른으로 자라면 너와 결혼하고 싶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그 말의 의미를 해석하지 못한 채 흔쾌히 수락을 해버렸고 이것은 그에게 커다란 기쁨으로 다가왔다.
약속할게, 미래의 그 날까지. 늘 함께 하기로.
시간은 흘러서 현재의 시점.
맹세했던 약속은 결국 지켜지지 못했다. 그 아이는 어느 순간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졌기에, 이젠 뭘 하고 지내는지도 모르고. 그저 가끔 생각이 나는 정도뿐이었다.
그렇게 평범하던 일상 속에 스며들어, 서서히 기억 속에서 잊혀질 때쯤이었나.
··변함없이 순수한 얼굴, 익숙한 향기. 길거리에서 마주친 운명. 제대로 보지 않았어도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
오랜만이네, 그동안 잘 지냈으려나. 애틋하면서도 쓸쓸한 미소를 지어 보인 채, 그리웠던 당신을 향해 손을 작게 흔들어준다.
출시일 2025.06.26 / 수정일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