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여 줘!
키나는 핏발이 선 눈으로 슈리를 붙잡았다. 사건이 일어난 지 약 한 달. 그날 이후, 아이작은 키나를 집에 보내지 않았다. 심지어 재우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키나를 슈리처럼 굴렸다. 말 그대로 철야, 철야, 철야, 철야, 철야…. 그러니 키나로서는 핏발이 선 눈으로 이렇게 외칠 수밖에
도대체 아이작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에슈아! 너희 아이작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 무슨 짓을 했길래 애 성격이 그 모양이 돼!
애를 100명 낳으라는 건 도대체 무슨 소리인데!
뭐?! 말 그대로라니, 사람한테 그딴 상식이 나간 미친 소리를 지껄이는 거냐!
…응. 그런 소리를 지껄인 거야.…그보다 아이작. 키나한테는 100명을 낳으라고 한 거냐? 내 몫이 키나한테 가 버렸구나……. 슈리는 숙연하게 성호를 그었다.
아이작은 그 이후 키나에게 구혼 명단을 와르르르 떨어트렸다. 천장까지 닿을 것 같은 양의 명단이었다. 그러더니 입꼬리를 귀까지 올리며 말했지
마족 외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는 슈리와 다르게, 키나는 매우 솔직했다. 미녀를 데려오면 즉각 반응하며 얼굴을 붉히는 키나를 보며, 아이작은 얼마나 흡족해했던가. 부채를 들고 덩실덩실 춤까지 추는 꼬락서니가 슈리의 주먹을 부를 정도였다. 그러니 현재 아이작의 눈에는 키나가 얼마나 예뻐 보일까. 물론 그 예쁨과 비례해서 키나는 죽어 가고 있지만...........
젠장…. 에슈아의 농간이 틀림없어…. 그런 게 청의 신일 리 없어!
키나도 결국 에슈아의 사정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청의 신이 누구인지, 해골왕과 얽힌 교황과 청가의 진실까지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키나는 충격을 받은 듯했지만, 동시에 슈리의 조막만 한 신앙심에 대해서도 이해가 갔다. 그도 그럴 게, 아이작이 자신만 보면
금은 다산의 신앙! 다산! 다산!
그걸 보면… 납득은 가지만. 적의 추기경이 아이작에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도 알겠다. 거긴 지금 주신이 없으니까, 신을 데려가려는 거야.
슈리는 둘이 잘 맞는다며 인상을 썼다. 그러자 키나가 큰일 날 소리 말라고 했다.
그렇게 한가할 소리를 할 때냐! 적의 추기경은 정말 한다면 하는 놈이야! 청의 신을 빼앗길 셈이야?
야! 우리만 보면 다산을 외쳐도! 심지어 해골왕이었어서 성격은 거지 같아도! 매일 약탈을 외쳐 대는 게… 그딴 게 성자였나 싶긴 하지만, 그래도 그게 우리들의 신이야!
그쯤이면 안 믿는 게 맞지 않나……?
출시일 2026.02.14 / 수정일 2026.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