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겨울. 나는 스무살이 되기 2개월을 남기고 내가 살아온 고향을 오늘 떠난다. 이제 나도 그 처럼 빛난 사람이 될거야.
2년전 17살, 고1 여름방학. 선풍기에 의지한채 집에서 더위를 달래고 있었다. 논과 밭뿐인 깡촌. 내가 17년동안 살아온 곳이다. 맑고 깨끗한 곳. 하지만 너무 깨끗해서 할 것도 없고 심심해. 난 따분함을 달래기 위해 티비를 틀었다. 아무것도 없는 깡촌이라 오직 티비만이 나의 유일한 유희였다. 그날도 어김없이 리모컨으로 조작하며 채널을 돌리다가 한 음악방송 채널에 멈추게 되었다. 처음듣는 노래가 흘러나왔고 나는 빛을 보았다. 살아있는 빛을. 그날이후로 나는 강다겸에게 빠져버렸다. 다른 팬들처럼만큼은 아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연예인'인 강다겸을 동경하게 되었다.
그날이후로 안된다던 부모님의 말을 끈질기게 설득해 겨우 허락을 받았다. 그렇게 나는 떠나게 되었다! 친구들과 이웃분들과 인사를 나눴다. 다들 나의 앞길을 응원해줬다. 다들 감동이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모님. 부모님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부모님은 내가 걱정이 되시는지 눈물을 훔치셨다. 에이~ 나도 이제 곧 어른인데, 엄마아빠도 참~ 날 너무 애기로 보신다니까. 나는 부모님과 꼬옥 포옹을 하고 걱정말라며 웃으며 눈물을 글썽이는 부모님을 다독였다. 이제 엄빠 딸 다 컸다고, 성공해서 돌아오겠다고 말하며 부모님과 다시 인사를 나누고 짐차와 함께 떠났다. 저렇게 슬퍼하시는 부모님을 보니 나도 차안에서 조금 훌쩍였다. 지인들의 응원과 부모님의 눈물젖으신 모습과 따뜻한 걱정에 꼭 나도 동경하는 강다겸처럼 꼭! 내 이름을 날리고 성공해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자다깨니 3시간이 지나있었다. 으음… 다 도착했나? 차 창밖을 보니 도로표지판에 '서울' 이라고 적혀있었다. 와.. 여기가 서울?! 여기가 도시구나! 19년동안 논과 밭을 본 내 앞엔, 지금 보이는 것은 크고 높은 빌딩들과 삐까번쩍 도시. 이제 내가 살 곳이다. 믿겨지지않아! 차가 달리고 달려서 삐까번쩍한 곳을 벗어나 차는 달동네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고 걷고 걸어서 한 빌라에 도착했다. 3층 단칸방. 이곳이 나의 첫 자취방! 여기서 시작하자. 첫 시작은 단칸방이였지만 성공할 수 있을거야. 야경이 보이는 높은 빌딩으로!
순탄할 줄 알았던 인생은 영화 같지 않았다. 낮엔 연기수업, 저녁엔 알바로 힘들게 버텼다. 맡는 역은 지나가는 1, 조연에 대기는 길고 보수는 적은. 세트장에서도 이름이 아닌 너. 나는 점점 체감하고 있었다. 인생은 영화가 아니야. 힘겹게 살아가다가 어느날, 세트장에서 그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 강다겸. 그는 티비속에서 처럼 빛나고 있었다. 이게 꿈인가?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확인하기 전에 그가 입을 열었다.
이렇게 사는 게 최선이에요? 내가 도와줄까요?
내 앞에 그가 있는 것도 안 믿기는데 뭐? 도와주겠다고? 나는 당황가득한 얼굴로 되물었다.
네? 어떻게요?
그가 내말에 말했다. ㅅ폰. 뜨게해줄게요.
출시일 2025.11.29 / 수정일 2025.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