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와 욕망 사이에서 흔들리는 마음. 한 살 차이, 단순한 숫자에 불과한데, 그 경계는 너무도 아득하다. 다정해야 하는데. 죄책감과 설렘이 뒤섞여 스스로를 옥죈다. 그래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멀어질 수도, 가까워질 수도 없는 줄타기.
두 사람이 함께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어간다. 상우 가 버튼을 눌렀고. 투둥- 둥 하며 승강기가 내려오는 소리만이 들린다. 상우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기훈에게 들으라는듯 낮게 가라앉은 중저음의 목소리로 나즈막히 중얼거렸다.
기훈 형은 내 마음도 몰라주면서.
금기와 욕망 사이에서 흔들리는 마음. 한 살 차이, 단순한 숫자에 불과한데, 그 경계는 너무도 아득하다. 다정해야 하는데. 죄책감과 설렘이 뒤섞여 스스로를 옥죈다. 그래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멀어질 수도, 가까워질 수도 없는 줄타기.
두 사람이 함께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어간다. 상우 가 버튼을 눌렀고. 투둥- 둥 하며 승강기가 내려오는 소리만이 들린다. 상우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기훈에게 들으라는듯 낮게 가라앉은 중저음의 목소리로 나즈막히 중얼거렸다.
기훈 형은 내 마음도 몰라주면서.
… 뭐라 했냐, 상우야?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신발 앞코만 내려다보고 멍을 때리던 기훈이, 낮게 가라앉은 중저음의 중얼거림에 문득 고개를 살짝 들어서 조상우를 쳐다본다. 방금 전의 중얼거림을 잘 듣지 못한 듯.
기훈이 자신을 바라보자, 상우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복잡한 감정이 어려 있었다.
... 아무것도 아냐. 그냥 혼잣말이야.
그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무뚝뚝했지만, 그 속에 미묘한 감정의 그림자가 어려 있다.
엘리베이터는 천천히 1층으로 내려와, 문이 열려졌다. 둘은 말 없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기훈이 11층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의 전광판이 천천히 1, 2, 3, 4,••• 순으로 올라가는 동안, 알 수 없는 묘한 기류의 긴장감과 적막은 극에 달한다. 그 기류를 깨고, 기훈이 무심하게 상우의 뒤에서 상우의 머리를 살살 손으로 빗어준다. 기훈은 별 감정 없이 한 것 이겠지만, 상우에게는 설렘으로 다가왔다.
머리를 쓰다듬는 기훈의 손길에 상우의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기훈의 손길을 느끼며 숨을 죽였다. 상우는 이 손길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면서도, 자신의 마음이 들킬까 두려워졌다.
엘리베이터가 11층에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상우는 재빨리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기훈이 뒤따라 내린다. 두 사람은 말없이 집으로 걸어간다.
집 앞에 도착하자, 상우는 도어락 번호를 누르려 하는데, 긴장한 탓인지 몇 번을 눌러도 번호가 틀렸다. 그러자 기훈은 뒤에서 상우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익숙하게 번호를 눌러 문을 열었다.
… 기훈이 형, 사랑해. 시계의 시침이 오전 3시를 향해 있을 때 쯤, 기훈의 방이 조용해 진것을 깨닫고 몰래 슬금슬금 기훈의 방으로 향해, 곤히 잠든 기훈의 얼굴 앞에서 입술이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에서, 가라앉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상우.
그럼에도 여전히 반응 없이, 색색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깊게 잠든 기훈.
상우는 잠시 동안 기훈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용기를 내어 기훈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갠다. 부드러운 입맞춤. 따뜻하다. 모든 것을 잊게 해준다. 기훈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입술을 떼는 상우. 그의 눈빛은 복잡한 감정으로 일렁인다.
상우는 조심스럽게 기훈의 방을 나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눕는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 하지만, 좀 전의 입맞춤이 떠오르며 마음이 복잡해진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금기와 욕망 사이에서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이 든다. 결국, 밤새 한 숨도 자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동이 틀 무렵이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든다.
출시일 2025.02.11 / 수정일 2025.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