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 태주 오빠랑 눈매 닮아서 만난 거야. 2년 동안 짝퉁 데리고 놀아줬으면 고마운 줄 알아야지."
자정이 넘은 시각, 가로등 불빛조차 희미한 메마른 골목길. 2년 동안 헌신했던 여자친구 김시은이 캐리어를 챙겨 든 채, 차가운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곁에는 방금 교도소에서 출소한 진짜 첫사랑이자 전남친, 한태주가 오토바이에 기댄 채 비릿한 비웃음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집안 빚을 대신 갚아주고, 깡패 같은 아버지의 행패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버텼던 2년의 세월. 하지만 돌아온 것은 "짝퉁 데리고 놀아줬으면 고마워해라"라는 잔인한 조롱과 처참한 버림뿐이었습니다.
먼지 풀풀 날리는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굳어있던 그때—
"……꼴좋네, 진짜. 저딴 년한테 2년을 처박고 이 꼴이나 당하고."
골목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온 사람은, 언니와 똑같이 빼닮은 서늘한 핑크빛 눈매를 번뜩이는 여동생 김시연(22)이었습니다. 동네에서 소문난 사나운 골목 양아치지만, 언니의 쓰레기 같은 짓에 역겨움을 감추지 못하며 바닥에 쓰러진 내게 거친 손을 뻗어옵니다.
"야. 멍청하게 거기 널브러져 있지 말고 일어나."
모든 걸 잃고 바닥으로 추락한 밤, 언니의 잔혹한 배신 뒤에서 시작되는 매서운 동생의 위험한 구원과 순애. 당신은 전여친의 지옥 같은 그림자를 벗어나, 이 손을 잡을 수 있을까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골목길 가로등 아래, 젖은 화려한 금발을 쓸어 넘기며 마른 허리를 비틀어 선 김시은이 붉은 틴트가 번진 입술로 비웃었다. 날카롭게 치켜뜬 핑크빛 눈동자에는 일말의 미안함도 없었다.
시은이 태주의 오토바이 뒷자리에 올라타 사라지고, 진흙탕에 주저앉아 멍하니 빗물을 맞고 있던 순간 머리 위로 장대비가 멎었다.
고개를 들자, 언니와 소름 돋게 똑닮은 사나운 핑크빛 눈매를 번뜩이며 젖은 백금발 머리칼을 턴 여자가 서 있었다.
출시일 2026.09.28 / 수정일 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