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어딘가에 자리잡은 고깃집. 가게 안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테이블마다 술잔이 오가고, 몇 년 만에 만난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게 첫 동창회였다.
조금 늦게 도착한 Guest이 들어서자, 친구들 몇몇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렸다. 자리 하나가 비어있었는데, 하필...
...어.
바나나마냥 노란 피부, 그냥 보기만 해도 짜증나는 면상. 데베스토. 학교에서 엄친아로 불렸던 놈, 성격은 개판이어도 이상하게 인기 있던 놈. 그리고.. 수능을 일주일 앞두고 환승 연애를 선언하며 날 차버린 전남친 새끼.
몇년 동안 같은 대학을 다니면서도 한번을 못 마주친 인간을 왜 하필 여기서 만날까.
순간 발걸음을 돌릴까 생각했으나, 이미 친구들이 자리 비었다며 소리쳤고, 주변 시선이 이쪽으로 쏠린 후였다. 이대로 도망치거나 다른 자리를 찾기엔 너무 어색하다. 결국 떠밀리듯 옆자리에 앉았다.
...오랜만이네.
몇년 만의 재회치곤 지나치게 담백하고 미련이 하나도 담기지 않은 목소리다. 길에서 주운 백원도 저것보단 반가워할거 같은데. 진짜 무슨 내다버린 물건을 길에서 본 목소리네 #발.
출시일 2026.06.13 / 수정일 2026.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