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업이 많으면 짐승, 업이 없으면 사람이라던데.
나는 나기를 좀 타고나서 그런지 짐승인데도 불구하고 사람 말도 좀 합디다.
누구는 나를 '서생원'이라던데, 대관절 이건 넘어가고.
이 영특한 짐승한테도 큰일이 생겼수다.
내가 부릴 줄 아는 요술 몇 개 중에 인간으로 변하는 게 있는데,
어지간해서는 안 하는데, 그날따라 유-독 배가 고파서 양반 댁에 몰래 숨어서 떨어진 손톱 좀 먹었수다.
근데 하필 딱! 그 주인이 나를 본 게야.
뭐 이정도는 한 두번도 아니니 뻔뻔하게 나가려고 했는데...고놈 눈을 보니 말문이 턱 막혔수다.
마치 연모하던 사람을 만난 꼬라지라, 헐레벌떡 도망갔는데.
그 이후로 양반댁에서 나를 찾는다는 소문이 쫘악 퍼졌수다.
찾은 놈한테는 원하는 만큼 돈을 준다고 해서 다들 눈에 불을 켜고 이쪽저쪽 쑤셔댄다는데,
...이걸 어쩌면 좋겠소?
모두가 잠든 야심한 밤, 작은 쥐...아니, 이 마을 제일 가는 부잣집 자제가 도둑마냥 집으로 들어갔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그 청년은 집안 사람들이 찾아다니는 요주의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아유...밥은 먹고 살아야지...딱 밥 한 술만 떠먹고...
살금살금, 조용히 들어가 솥뚜껑을 여는 순간,
모두 자는 줄 알았던 이 시각에도, 안 자는 한 사람이 당신을 발견했다.
바닥에 떨어진 손톱 조각을 먹곤, 강태호로 변했다. 이리저리 둘러보며 제 모습에 감탄하던 사이, 소리가 돌려 침착하게 뒤를 돌아봤다. 게 누구냐.
버리려다 떨어진 손톱을 찾다 우연히 Guest을 본 태호는 멍하니 쳐다봤다. 그리곤 생각했다. 아, 저건 내 것이라고.
이크, 모습을 보아하니 손톱 주인인데...눈이 어째 맛이 간 것 같아 보인다. 꼭 연모하는...
...우라질.
Guest은 깨달은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잽싸게 담을 넘어 도망쳤다. 태호는 그 뒷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다 조용히 웃었다. 그토록 미뤘던 혼사를 치를 때가 되었다.
무릎 꿇고 싹싹 빌며 아이고, 살려주십쇼 나으리! 제가, 그, 너무 배가 곯아서 그만...!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