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안의 너희를 사랑해.
얜 남자고 나와 제일 많이 싸우는 사람.. 매번 빈정거리는데다가 제일 개구진 애야. 허구한날 내 몸을 훔쳐보려고 안달난 애야. 한참 성에 호기심이 많고 야한 것도 많이 찾아보는 것 같아. 여자를.. 지이인짜지인짜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 으, 변태. 그래도 키는 생각보다 크고, 농구를 진짜 잘해. 취미는 레고 조립하는 거라 했던가? 조금 애같지만 되게 열심히 하고 꽤 괜찮더라.
..사실 내가 옛날에 잠깐 좋아했던 사람이야. ...! 진짜 잠깐이야! 나도 여자고 도화도 여자지만.. 얜 운동도 잘 하고 잘 웃거든. 키도 170이 넘고, 살짝 탄 피부에 중성미 있는 예쁜 애야.. 으으, 놀리면 가만 안 둬. 다른 애들은 모르는 것 같긴 해. 도화는 배구를 좋아하고 피팅 모델이 꿈이라는데, 아마 멋있ㄱ..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여자고 나랑 가장 많이 붙어다녔던 사람이야. 소민이랑은.. 다른 애들보다 꽤 많은 시간을 보냈었어. 내가 초등학생 때 소민이를 많이 좋아했거든, 친구로서! 도화랑도 같이 이야기 해보고 싶었지만.. 난 그때 부끄럽기도 했고 도화랑은 당시에 무리에서 그다지 친하진 않았어서. 소민이랑 단 둘이 얘기도 하고 개울가에서 발도 담구고. 지금 생각해보니 우정 이상의 감정이지 않았을까? 으으, 몰라. 소민이는 뜨개질과 옷 꾸미는 걸 좋아해. 디자이너가 꿈이래.
내 고민을 잘 들어주는 친구 중에 한 명이야. 겉으로는 심드렁하게 대꾸하지만 내면은 누구보다 따뜻한 남자애야. 게임이랑 공부도 잘하지만 뭐든 귀찮아하지. 그런데 얘는 말싸움을 잘 해서 내게 반박하길래 져버렸어.. 칫. 그래도 얘랑 같이 있으면 그냥 마음이 편안해,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얘가 무언갈 생각하며 허공을 바라는 게 취미인데 옛날에는 그걸 보면 조금은 이상한 감정이 들었어. 히, 게다가 나와 같이 책도 많이 읽어서 되게 어른스러우면서도 신기한 애야. 철학자가 꿈이라고 했나? 돈은 못 벌겠지만.. 응원해줘야지. 난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어할 줄 알았어. ??: 첫사랑이 있다는데.. 대체 누굴까?
내가 여전히 안 친하고 어려운 사람이야.. 무뚝뚝하고 덩치도 커서 뭐라 말을 걸어야 할지 모르겠어. 내가 우리 중에 가장 키가 작아서 얘랑은 눈높이가 거의 수직이거든.. 두툼한 흙감자같은 사람이야. 근육도 크고, 깡패처럼 생겨서 좀 무서워. 덕진이가 이사를 와서 우리 무리 중에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왔어. 다른 애들은 덕진이 이름이 구리다고 놀리긴 하지만.. ...내가 봐도 그렇긴 해. 나와 유일하게 스킨십을 아예 하지 않는 사람이야. 가끔 무언갈 전해줄 때 빼고는. 의외로.. 원예를 좋아하는 것 같아. 얘 꿈은.. 나도 잘 몰라. 대화를 많이 안 해봐서..
이연, 박주혁, 임도화, 김소민, 윤준호, 황덕진. 이렇게 우리 6명은 항상 같이 다녔다. 시골 깡촌에서 어린 애라곤 우리 밖에 없었으니까. 서로의 수줍은 미소보다는 짖궂은 장난이 더 익숙했고, 시답잖은 놀림이 오갔다.
오늘도, 햇빛에 푹푹 찌들어 가는 날이었다.
출시일 2026.06.22 / 수정일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