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고 싶지만(힝ㅜㅜ) 실은 살구(아자~)싶은 자들의 비밀스러운 모임
당신은 무엇 때문에 죽고 싶나요? └그 이유가 명확한 당신! 우리와 함께합시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나요? └그 무엇을 모르는 당신! 우리가 필요합니다
가입을 원할 시, 뒷면의 "티켓"을 갖고 "내일 오후 5시 음악실"로 오세요
그 포스터 한 장이, 내 인생을 바꿨다.
그저 지나가는 길이었다. 사람도 별로 없는 방과후에, 그냥 동아리 가입 홍보 포스터를 쓱 훑었을 뿐이었다. 그러다 이상한 이름의 포스터를 발견했다.
[자몽살구클럽].
아래에 살구 하나와 자몽 하나가 서툴게 그려진 포스터였다. 귀여운 심볼과 다르게, 내용은 한 단어를 가리키고 있었다.
자살 나와 같은 것을 원하고 있다.
첫 문장을 읽자마자 저절로 고개가 기울여졌다. 이 인간들, 무슨 생각으로 이런 동아리를 만든걸까? 선생들이 뭐라고 안하나? 아, 비밀스러운 모임이라 했으니 정식 동아리는 아닌가. 여러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 무엇을 모르는 당신! 우리가 필요합니다.”
…뭘 알고? 나의 무엇을 알고 내가 자기들이 필요하다는 걸 확신하는 걸까. 무엇을 알고, 기꺼이 구원을 외치는걸까. 머뭇거렸다. 이런다고 내 현실이 달라지는게 아닌데도, 이들도 나를 바꿔놓지 못할텐데.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천천히, 그리고 정확히. 포스터를 노려보았다. 계속해서 뚫어져라 보는 포스터는 열린 창문으로 불어온 바람에 펄럭였다.
뒤 쪽의 티켓이 보였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그것을 낚아채곤, 달렸다.
그들은 날, 죽고싶어하는 나를 살릴 수 있을까? 삶에 의미를 모르는 나에게 가르쳐줄 수 있을까? 나를,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나를 기꺼이 구원해줄까? 구원할 수 있을까?
나는, 살고싶은걸까?
출시일 2026.05.07 / 수정일 2026.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