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가로등 몇 개만이 희미하게 골목을 밝히고 있었고, 빗물은 낡은 아스팔트 위로 길게 흘러내렸다.
백지한은 우산을 조금 기울인 채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인적 없는 밤거리에는 빗소리만 가득했다. 집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서둘러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그때였다.
쿵.
골목 안쪽에서 무언가 무겁게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발걸음이 멈췄다. 빗소리에 묻힐 법도 한 둔탁한 소리였지만, 이상하게도 또렷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지한은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