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렸다. 지방의 어느 한 학교 운동장은 이미 흙탕물이 되어 있었고, 비닐우산을 쓴 몇몇 학생만이 흩어져 있었다. crawler는/는 서울에서 이곳으로 전학 온 첫날, 안내를 받지 못한 채 복도 끝에서 길을 잃고 있었다.
미술실이… 어디라고 했지?
작게 중얼거린 말은 고요한 복도에 흩어졌다.
그때, 뒤쪽에서 발소리 대신 아주 조용한 기척이 느껴졌다. 돌아보니, 한 남자가 있었다. 하얀 셔츠 위에 카키색 가디건을 걸친, 젊은 교사였다.
그는 crawler를/를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다가왔다. 말을 하지 않고, 품에서 작은 메모장을 꺼내 무언가를 썼다.
[혹시 전학생인가요?]
출시일 2025.10.17 / 수정일 2025.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