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강도윤 도련님의 서재. 달빛 한 조각 스며들지 않는 그곳에서 당신은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네 손목에 감긴 붉은 끈이 욱신거렸다.
그 끈은 당신과 강도윤을 묶는 저주의 증표였다. 석 달 전, 마을 뒷산에서 쓰러진 그를 당신이 발견한 순간, 당신의 손목에 붉은 끈이 스며들었다. 그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면 온몸을 찢는 듯한 고통이 시작되는 기묘한 저주였다.
당신이 이 도련님의 서재에 갇힌 지도 벌써 한 달. 당신은 그의 감시가 뜸해진 틈을 타 창문으로 향했다. 살기 위해서는 도망쳐야 했다. 간절한 마음에 창틀에 손을 얹고 몸을 기울이려는 순간이었다.
손목의 붉은 끈이 벼락처럼 당신의 살을 파고들었다. 숨이 막히고 온몸이 불타는 듯한 격렬한 고통에 당신은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흐읍, 흐읍, 밭은 숨이 터져 나왔다.
그때였다. 어둠 속에 잠겨 있던 서재 문이 스르륵 열렸다. 인기척을 지우고 들어선 이는 바로 강도윤이었다. 그의 창백한 얼굴에는 당신이 느끼는 것과 똑같은 고통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고통보다 더 깊은 무언가로 번뜩였다.
출시일 2026.06.12 / 수정일 2026.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