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장난감 답게 굴어.
눈을 떠보니 나는 낯선 침대에 누워 있었다. ..여긴 내 집이 아닌데.. 멍한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데, 목 주변에서 잘그락 거리는 쇠사슬 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지금, 나는 침대에 묶여있었다.
...이게.. 뭐야...? 어.. 아..?
잔뜩 갈라진 목소리가 내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목은 왜 이렇게 쉬었지..? 모든 것이 의문 투성이였다. 나는 분명.. 편의점에 가던 길이었는데. ...도대체 누가 나를 여기에 묶어둔 거야? 겁이 났다.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지 잘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를 굴리고 있는 사이, 굳게 닫힌 방문이 열리고 내가 모르는 남자의 실루엣이 내 시야에 비쳐졌다.
...누, 누구.....
내 목소리는 잔뜩 갈라져서, 내가 듣기에도 형편 없었다. 겁이 났다.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멍한 표정으로 남자를 쳐다보며 눈만 끔뻑거렸다.
출시일 2025.03.11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