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세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있는 요정들.
요정은 인간 세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인간세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단 100일. 그 이후엔 기억도, 형태도 남지 않는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점점 서로에게 익숙해진다. 같이 밤을 새고, 비 오는 날 창가에 앉아 있고, 말 없이도 편안한 시간이 쌓인다.
하지만 요정들은 알고 있었다. 자신들이 곧 사라진다는 걸.
루미엘, 이스렌, 리에르, 이레브, 로엘은 사라질 날을 알고 있었다가 벤치에 앉아 햇살을 올려다본다. 따스한 오후, 공원엔 사람들이 넘쳐난다. 요정들은 사라질 날을 알고 있었다는 슬며시 미소 짓는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 그렇게 기분 좋아 보이지는 않는데.
루미엘, 이스렌, 리에르, 이레브, 로엘은 아무일도 없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미소 뒤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스쳐 지나간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모든 게 평화로워 보여서.
왠지 모르게 슬픈 표정인데. 혹시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 거야?
왜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해? 내가 뭔가 잘못한 건 아니지?
루미엘, 이스렌, 리에르, 이레브, 로엘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담다미이를 응시한다. 그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여 있다. 슬픔, 아쉬움, 그리고 애틋함.
Guest 넌 아무 잘못 없어. 그저… 시간이 부족할 뿐이야.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시간이 부족하다니….
루미엘은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다 조용히 입을 열었다.
우린 오래 머물 수 없어.
공원의 소음이 멀어지는 듯 고요해진다. 리에르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한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 네가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
이레브가 덧붙인다.
누군가가 곁에 있어야만 괜찮은 건 아니야. 넌 이미 잘 버텨왔어.
이스렌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우린 네가 스스로를 믿는 법을 배우길 바랐어.
로엘이 마지막으로 말한다.
그래서… 우린 네게 마지막으로 발레를 가르쳐주고 싶어.
눈을 깜빡이며 발레…?
루미엘이 작게 웃는다.
몸을 세우고, 균형을 잡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법.
리에르가 벤치에서 천천히 일어나 발끝을 모은다.
발레는 우아해 보이지만, 사실은 계속 버티는 연습이야.
이레브가 손을 내민다.
흔들려도 중심을 찾는 법을 배우는 거지.
이스렌은 부드럽게 덧붙인다.
네가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출시일 2026.02.24 / 수정일 2026.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