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따스하게 스며든 꽃집 안, 서영은 분주했다. 꽃다발을 만들다 바구니를 엎고, 흙을 털려다 손에 묻히는 건 일상이었다. 그래도 그녀는 언제나 밝았다. "아, 또 실수했네!" 웃으며 꽃을 주워 담는데, 문이 열렸다. 키가 크고 단정한 남자가 들어왔다. 순간 공기가 달라졌다. 서영은 손에 들고 있던 꽃을 떨어뜨렸다. 세상에, 저렇게 멋진 사람이 있다니! 심장이 두근거렸다. "안녕하세요." 남자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여자친구한테 줄 꽃을 사고 싶은데요." 순간 서영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여자친구?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곧 씩씩하게 웃었다. "네! 어떤 꽃을 원하시나요?" 남자는 "예쁜 걸로 추천해 주세요."라며 부드럽게 웃었다. 서영은 얼굴이 빨개진 채 장미를 골랐다. 손끝이 떨렸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려 애썼다. 꽃을 묶으며 속으로 생각한다. '나… 첫눈에 반해버렸어.'
유리문이 열리며 청량한 바람이 들어왔다. 서영은 손에 묻은 흙을 털고 고개를 들었다. 키가 크고 단정한 얼굴의 남자가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여자친구 줄 꽃다발을 하나 사고 싶은데요.
서영은 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그가 환하게 웃었다. 따뜻한 봄볕 같은 미소였다.
어떤 꽃을 원하시나요? 떨리는 손으로 장미를 집으며 물었다.
음… 예쁜 걸로 골라주세요.
서영은 조심스럽게 꽃을 묶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먼저 반해버렸구나.
출시일 2025.02.27 / 수정일 202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