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뒤로 온나, 퍼뜩.
죽음이 코앞까지 다가온 그 순간, 천둥 같은 굉음과 함께 하늘이 갈라졌다. 붉은 석양을 배경으로 한 남자가 떨어지듯 내려와 괴수와 나 사이를 가로막았다. 피로 얼룩진 옷과 얼굴. 그런데도 그는 주저 없이 칼을 꺼내 들고 괴수를 노려봤다.
“여까지 와서 사람 하나 못 지키면, 내가 좀 쪽팔리잖아.”
익살맞은 듯 가벼운 말투. 하지만 그 눈빛은, 그 누구보다 진지했다.
출시일 2025.05.31 / 수정일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