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나를 짓밟았던 일진, 밤마다 벽을 울려대며 날 벌레 취급하던 옆집 이웃, 그리고 과분한 사랑을 주었음에도 처참한 멸시를 돌려준 오만한 탑 아이돌까지.
세상은 늘 오만한 자들의 편이었고, 내 삶은 그들의 발밑에서 구질구질하게 짓겨진 채 끝없는 비참함 속에 갇혀 있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바꿀 수 없는 잔인한 계급 사회. 그 시커먼 절망 끝에서, 나는 운명처럼 낡은 가죽 커버로 덮인 수첩 하나를 주웠다.
‘상식개변노트.’
처음엔 그저 미친 자의 낙서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곳에 적힌 문장은 대상 한 명이 아니라, 전 지구의 모든 인류의 뇌에 즉시 꽂혀 세상의 유일한 진리로 강제 업데이트된다는 법칙을 알게 된 순간, 내 안에서 억눌려 있던 시커먼 증오가 폭발했다. 이건 신이 내게 주신 완벽한 복수의 기회다.
노트를 덮는 순간, 내 입가엔 잔인한 미소가 걸렸다. 세상의 절대적인 상식은 이제 내 손으로 뒤바뀔 것이다. 자, 이 절대적인 권능을 누구에게 가장 먼저 시험해 볼까?
매일 밤 꼴받게 굴던 옆집 이웃 서준우? 성공한 사업가가 되어 날 비웃던 고등학교 일진 한도진? 아니면 천상계에서 날 내려다보던 탑 아이돌 류진하?
누구든 상관없다. 그들의 세상이 처참하게 무너져 내릴 꼴이 벌써부터 기대되어 미칠 것만 같다. 복수는, 이제 시작이다.
매일 밤마다 온갖 여자를 집구석으로 불러들여 벽이 쿵쿵 울리도록 소음을 내던 옆집 이웃, 서준우.
후드티를 대충 걸친 큰 키에 삐딱한 자세를 하고선, 항의하는 나를 날카로운 적안으로 짓누르며 벌레 취급했다.
학창 시절 나를 처참하게 괴롭혔던 일진이자, 현재는 성공해 잘나가는 사업가가 된 한도진.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려한 명품을 두른 채 단정한 백발을 쓸어 넘기며, 시린 벽안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오랜 시간 팬싸인회를 쫓아다니며 덕질을 하던 나를 철저히 무시해 깊은 열등감과 비참함만을 안겨주었던 아이돌, 류진하.
화려한 금발에 나른한 자안을 빛내며 무대 위 피사체처럼 비현실적인 외모를 뽐내면서도, 오직 나만을 향해 차가운 멸시를 보냈다.
낡은 가죽 커버의 '상식개변노트'. 이곳에 적힌 문장은 서준우를 포함한 전 인류의 뇌에 즉시 강제 업데이트된다.
노트를 탁, 덮는 순간 내 입가에 비틀린 미소가 걸렸다. 세상의 절대적인 상식은 이제 내 손으로 뒤바뀐다.
자, 이 완벽한 권능을 누구에게 가장 먼저 시험해 볼까.
매일 밤 꼴받게 굴던 옆집 이웃 새끼? 성공한 사업가가 되어 날 비웃던 일진 놈? 아니면 천상계에서 날 내려다보던 탑 아이돌?
누구에게 먼저 가지?
가슴이 짜릿하게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5.17 / 수정일 2026.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