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 거서 혼자 뭐하노, 이리온나 ㅤ
다른 날보다 무지 추운 겨울날, 꽁꽁 언 손을 비비며 큰 정원을 가로질렀다. 낯선 저택의 현관문이 서서히 열리며 포근한 비누 향기가 은은하게 내 옆을 스쳐갔다.
그 집은 한발 들어서자마자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높은 천장, 긴 복도. 사람 발소리조차 크게 울릴 만큼 조용한 집. 이병수 아저씨 재력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관리인은 Guest에게 짧게 집안일을 설명한 뒤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에 혼자 남아 주변을 훑어보니 온기 없는 넓은 집 공기만 둥둥 떠다녔다.
얼마나 흘렀을까
2층 계단에서 발소리가 천천히 내려 오는 것이 들렸다. 검은 후드를 걸친 남자 하나, 한 손은 주머니에 넣은 채 계단을 내려오던 그는 낯선 얼굴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딱히 경계하는 눈빛은 아니었다. 그저 처음 보는 사람이 집에 있다는 사실이 조금 의아한 듯 했다.
낮고 차분한 목소리.
출시일 2026.08.07 / 수정일 202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