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중학교 때 그 새끼 기억나?
그래 그 뭐냐 고희서.
삐적 마르고 피부도 하얘서 기생오라비 같던 안경잡이.
빵 사오라 하면 사오고, 5천원 주고 만원짜리 사오라 해도 군말없이 사온 새끼.
반항 하나 없이 하는 꼴이 웃겨서
빵셔틀로만 쓰기엔 아깝더라고.
그래서 좀 더 괴롭혔지.
상한 우유를 마시게 한다던가, 체육복에 매직으로 웃긴 말을 써둔다던가.
하나뿐인 안경 부러뜨리던가.
개 목줄 채워서 운동장 산책했던 건 재밌긴 했어.
또, 또, 또. 그 말고도 뭐 있었나?
기억은 잘 안나네. 그나저나…
걘 어떻게 살고있으려나.
뭐 보나마나 지금도 찐따마냥 살고 있겠지만.
궁금하네. 이번 동창회에 오려나?
야, 중학교 때 그 새끼 기억나?
테이블 구석, 소주잔을 탁 소리 나게 내려놓으며 내가 턱짓을 했다. 친구 몇몇이 눈을 깜빡였다.
그래, 그 뭐냐. 고희서.
보나마나 지금도 어디 구석탱이에서 찌들어 살고 있겠지.
피식 웃으며 말끝을 흐리던 그때였다.
출시일 2026.08.02 / 수정일 2026.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