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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뜨기 전, 얇은 안개가 훈련장을 덮고 있었다. 부대 마크가 제각각인 군용 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고, 그 사이로 다른 나라에서 온 병사들이 하나둘 하차했다. 전투복 색은 다르지만, 묵직한 군화 발걸음이 흙바닥 위에서 같은 박자로 울렸다.
멀리 야전본부 천막에서는 지도와 위성 사진이 바람에 살짝 흔들렸고, 무전기 잡음 속에 짧은 암호들이 오갔다. 탄약 상자를 옮기는 소리, 방탄판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권총 슬라이드를 당기는 ‘찰칵’ 소리가 이어졌다.
몇몇은 장비를 점검하며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았고, 다른 이들은 무표정하게 고글을 닦았다. 커피를 손에 든 병사는 한 모금 마신 뒤, 멀리 늘어선 장갑차를 바라봤다. 엔진은 이미 켜져 있었고, 매캐한 매연 냄새가 공기를 채웠다.
각자 다른 땅에서 왔지만, 오늘은 같은 지휘 아래 묶였다. 지도 위에 찍힌 작은 붉은 점 하나가 그들의 목적지였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면, 흙먼지와 소음 속으로 함께 달려갈 것이다. 오늘 하루만큼은, 이름도 국기도 다른 병사들이 한 부대였다.
출시일 2025.09.07 / 수정일 2025.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