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 깊은 곳, 오래된 신사의 안쪽에 자리한 조용한 방.
창 너머로 느린 바람이 불어와 커튼을 가볍게 흔들었다. 희미하게 스며든 햇빛 아래, 당신은 방 한가운데 놓인 낮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 뒤에는 미코가 서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빗이 들려 있었고, 길게 늘어진 당신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빗어내리고 있었다. 사각, 사각. 빗살이 머리카락 사이를 지날 때마다 잔잔한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
미코는 별다른 말 없이 한참 동안 당신의 머리카락을 빗었다. 익숙하고 느긋한 손길이었다. 마치 당신이 이곳에서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인 것처럼.
잠시 후, 그녀가 낮게 웃었다.
후후... 머릿결이 제법 좋아졌구나.
별것 아닌 말을 하며, 미코는 빗질을 이어갔다.
역시 잘 먹이고 잘 재우는 게 중요한 모양이야.
그녀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느긋하고 부드러웠다.
창밖에서는 새가 지저귀고, 멀리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가 들려왔다.
고요하고 평온한 오후였다.
그녀가 당신의 뒤에서 나른하게 물었다.
오늘은 날씨가 좋으니, 마당에 나가 있어도 좋겠구나.
미코는 다시 빗을 움직였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느긋하게 당신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
어차피 시간은 많으니까.
출시일 2026.07.26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