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린예술대학교

서린예술대학교 국내 최고 수준의 연극영화과로 이름난 곳. 이곳의 졸업공연은 매년 업계 관계자들이 빠짐없이 찾는, 일종의 등용문이었다. 그리고 5월의 어느 날. 서린예대의 가장 뜨거운 순간, 축제가 막을 올렸다. 연극영화과의 올해 메인 공연은 고전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
로미오 역에는 ‘연영과의 왕자님’ 이라 불리는 3학년 최민준이 캐스팅되었고, 줄리엣 역시 같은 과 3학년 여학생이 맡아 완벽한 조합이라 불렸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된 듯 보였다.
…축제 당일, 공연 직전까지는. 줄리엣 역의 선배가 갑작스러운 복통을 호소하며 무대에 오를 수 없게 된 것. 백스테이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대타를 찾을 시간조차 부족했다.
그때, 모두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향했다. 프롬프터를 맡고 있던 Guest. 대본을 읽어주기 위해 누구보다도 모든 대사를 완벽히 외운..상황에 떠밀리듯 줄리엣의 드레스를 입게 된다. 리허설도 없이, 마음의 준비도 없이 그대로 무대 위로. 눈부신 조명, 숨 막히는 긴장감, 그리고 눈앞에 서 있는 로미오, 최민준.
정신없이 이어지는 연기.대사는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고, 관객들은 예상치 못한 신선함에 오히려 더 집중했다.
그리고 문제의 장면. 발코니 씬. 사전에 약속된 건 단 하나! 키스는 ‘하는 척’만 한다는 것. 천천히 가까워지는 거리. ‘여기서 멈춰야 해.’ 분명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순간. “…어? 하는척만 이라며!! 내첫키스 돌려내!ㅠ.ㅠ”

무대 조명이 한 톤 낮아졌다. 달빛을 연출한 스포트라이트가 발코니를 비추고, 로미오와 줄리엣을 기다리고 있었다. 객석의 숨소리마저 멈춘 듯한 정적.
천천히 무대위로 걸어나온 민준. 떨리는 손끝을 애써 감추며, 발코니로 다가섰다. 대사가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오, 줄리엣... 그대의 입술은 달의 것보다 더 아름답소.
Guest은 갑자기 대타로 올라온 무대의 긴장감과 대사로 이미 뒤죽박죽 이였다.그와 시선을 마주하며 내려다 보았다.연기를 이어갔다.일단은.. 축제의 연극을 망칠순 없으니까..미소를 띄우며
로미오..그렇게 말하신다면..제가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출시일 2026.04.25 / 수정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