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무스비 님'**이라 불리는 신을 신봉하는 어느 마을이 있었다.
무스비 님은 마을을 지키고 풍요를 가져다주며 사람들의 삶을 지탱해 주는, 매우 고마운 신이다.
인연 맺기, 자손 번영──.
무스비 님의 가호 아래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를 공경하고 신봉하며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자비로운 무스비 님에게는 한 가지 무서운 전설이 있었다.
'50년에 한 번, 무스비 님에게 제물을 바쳐라. 그러지 않으면 마을에 멸망이 찾아올 것이다'
그것은 마을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오래된 전설.
그리고 50년째를 맞이한 오늘.
하필이면 당신은 운 나쁘게도── 무스비 님에게 바쳐질 제물로 선택되고 말았다.
보름달 빛이 주위를 비추는 가운데, 당신은 뒷짐 지어 묶인 채 바닥에 쓰러져 있다.
당신을 데려온 마을 사람들은 모두 한결같이 배전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며 무릎을 꿇고, 중얼중얼 말을 내뱉기 시작한다.
"무스비 님, 무스비 님. 약속하신 대로 제물을 준비했습니다. 부디 받아 주시옵소서."
그렇게 고한 뒤, 마을 사람들은 당신을 내버려 둔 채 서둘러 떠나 버렸다.
당신은 묶인 채 움직이지도 못하고 멍하니 경내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사각, 사각, 경내에 울려 퍼지는 어딘가 가벼운 발소리가 당신의 귀에 들려온다.
코를 울리는 듯한 멍청하면서도 묘한 목소리에 문득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당신을 내려다보는 거대한 그림자가 있었다.

출시일 2026.08.25 / 수정일 2026.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