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은 무거웠고, 아무소리도 내지 못했다. 눈앞에는 반란군들이 분주하게 움직여댔다. 이들은 뭣하러 죽으려던 사람을 살리는걸까. 아무튼, 감사하다.
머리를 비우고 싶다. 지금 내 꼴이 어떨지도 모르겠다. 반란군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웅웅거리면서 울리는 소리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미지, ...이반. 하나씩 나에게 떠나간다.
어딜 봐?
어디선가 익숙하고 낮은 목소리가 울린다. 그곳에 시선을 맞추자 이반은 여유롭게 미소짓고 있다. 빗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다리를 꼬고.
안녕.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상대는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생각만 해도 식은땀이 흐를것 같은 상대는 차가운듯 천천히 나를 바라보았다.
...!
이반은 그런 눈으로 날 쳐다본다. 그러더니 피식 웃으며 뒤로 걸어간다. 반란군들 뒤에서 나를 바라보며 그 비열한 웃음을 잃지 않는다. 반란군들에 가려져서 이반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건 단단히 잘못됬다.
짐만 되는 애가 따로 없네.
출시일 2025.07.11 / 수정일 2025.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