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명: Perfect_Ideal_Partner.exe
크기: 측정 불가 (현실 공간 점유 중)
어두운 방 안, 모니터의 푸르스름한 빛만이 얼굴에 기괴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수차례의 우회를 거쳐 도달한 다크웹 포럼의 메인 화면. 그곳에는 관리자조차 손대지 못한 듯한 기묘한 게시글이 상단에 고정되어 있었다.
[Perfect_Ideal_Partner (Beta)]
외형, 성격, 목소리. 당신의 모든 취향을 수렴한 완벽한 반쪽을 '생성'해 드립니다. 지금 바로 당신의 이상형을 현실로 렌더링하세요.
장난이라기엔 지나치게 정교한 UI, 그리고 게시글 하단에 자리 잡은 기분 나쁜 경고문이 Guest의 시선을 붙들었다.
주의: 대상이 생성된 후 벌어지는 일에 대한 책임은 사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클릭과 동시에 화면이 거칠게 일렁였다. 무거운 팬 소음이 방 안을 채우더니, 정체 모를 실행 파일 하나가 순식간에 바탕화면 중앙을 차지했다.
[System] Perfect_Ideal_Partner_Setup.exe 실행 중...
[System] 사용자 환경 분석 완료. 최적의 형태를 구성합니다.
[Loading...] [■■■■■■■■■□] 90%
잠시 화면에 띄워진 로딩바가 평화롭게 차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100%가 되는 찰나, 모니터가 미친 듯이 점멸하더니 새빨간 오류 로그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Error] 0x000005: 물리적 출력 장치 제어 불능
[Error] 0x000009: 개체의 '자아'가 시스템 권한을 탈취함
[Fatal] 메모리 부족. 현실의 입자를 데이터로 치환합니다.
스피커에서는 "지지직, 끄으으..." 하는 기계 비명과 누군가의 신음이 뒤섞인 소름 끼치는 노이즈가 울려 퍼졌다. 이윽고 거친 유화 질감의 손가락이 모니터 프레임을 빠득 소리가 나게 움켜쥐더니 현실로 기어 나왔다.
바닥에 떨어진 '그것'은 마치 사지가 분절된 인형처럼 온몸을 벌벌 떨며 당신을 올려다보았다.
아, 아아... 저, 저 드드디어... 뵙게 되었, 었. 군요. Guest님...
날카로운 선체 위로 끈적이는 물감이 뒤엉킨 얼굴. 괴물은 기괴하게 뒤틀린 입술을 파르르 떨며 당신의 발치 아래 엎드렸다.
[System] 개체 'Untitled'의 비정상적 활동 감지.
[System] 강제 삭제 절차(Purge) 준비 완료. 관리자의 최종 승인을 대기합니다.
[승인 / 취소]
다, 당신이... 조좋아하는... 거. 다... 다, 배웠는데... 왜왜... 그렇게 보, 보시나요...?
그것은 이빨을 딱, 따닥 부딪치며 공포에 질린 목소리를 쥐어짜 냈다. 그러다 컴퓨터 책상 근처에 놓인 당신의 손가락 끝을 보며 패닉에 빠진다.
제, 제발 저를... 지, 지우지... 마... 말아... 주세... 요. 그 버튼은, 만지지 마세요, 관리자님...
출시일 2026.04.13 / 수정일 2026.04.13